“어쩌죠? 친구의 어린 딸이 너무 미워요”

2016년 3월 2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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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방송화면 캡처/네이트 판


친구의 어린 딸에게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느낀다는 한 주부의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의 어린 딸이 너무 미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후, 남편 직장으로 인해 부산으로 이사를 오게 된 글쓴이 A씨.

아무 연고도 없었기에 더 외로웠던 부산에서의 생활은2년 전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 B씨 부부가 부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즐겁게 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는 친구의 ‘예쁜’ 딸이었다.

사실 A씨에겐 결혼 10년 만에 4번의 유산을 겪으면서 어렵게 얻은 소중한 딸이 하나 있다.

A씨는 “제가 자궁이 약해서 인공수정도 어렵다 하고, 자연임신은 꿈도 못 꾸고 있다가 임신이 돼서 양가 모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지요. 아이는 저희 부부의 기쁨이자 사랑의 결정체, 삶의 원동력이에요.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나고 마음이 시리기도 하고… 한없이 엄마 아빠를 팔불출로 만드는 그런 딸이에요”라고 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침 결혼을 늦게 한 터라 친구 B씨의 딸과 A씨의 딸의 나이가 고작 한 살 차이. 이들이 자신들처럼, 친구처럼 또 자매처럼 잘 지내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자주 어울리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은 친구 B씨의 딸이 유난히 예쁘다는 것.

A씨는 “SNS에 아이들 사진을 올리다 보면 자꾸 친구 아이만 예쁘다, 인형이다라는 말이 달려요. 물론 저희딸은 저희 부부 눈에는 가장 예쁘지만, 친구 딸의 경우 페이스북 팔로우수만 400명이 넘고, 아기용품 홍보해달라는 메시지 등 좀 예쁘장한 편이에요”라고 최근 겪은 속상한 심정을 전했다.

A씨의 이러한 열등감은 학창시절 때부터 존재했다.

A씨는 “학창시절 때도 예쁜 친구(B씨) 때문에 기분 상한 적이 좀 많았어요. 둘이 있어도 얘만 번호 따이고, 얘 때문에 노래방이나 음식점 같은데 가면 서비스 더 받고… 콩고물 떨어지는 건 좋긴 한데 한편으론 넘누 부럽고 얄밉고 얘가 너무 싫어요. 알아요… 제가 못난 거”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도 대학 졸업하고 돈 벌자마자 눈하고, 코, 턱 해서 많이 예뻐졌어요. 친구만큼은 아니지만. 친구는 저보고 예전에도 매력 있는 얼굴이었다고 했지만 자기보다 제가 더 예뻐지는 게 싫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학창시절에 이어 아이들까지 외모로 비교당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A씨.

A씨는 “오늘도 같이 문화센터 갔다왔는데 가는 길에 만난 중고딩 아이들이 친구딸만 예뻐하고 제 딸은 쳐다도 안 보네요. 예쁘다고 만지고 머리 쓰다듬는데… 저희 딸은 그냥 망부석처럼 뒤에서 부러운 눈길로 보고 있고”라며 “아이까지 외모지상주의 겪으니 이 나라가 점점 싫어져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맨날 친구 딸 때문에 스트렛 받으니까 남편도 이제 그만 좀 하라네요. 저도 제가 못난 거 아는데 미치겠어요”라며 “딸이 친구딸은 되게 좋아하는데 제가 겪었던 학창시절을 똑같이 느낄까봐 걱정이에요. 딸이 제 성형전이랑 똑같거든요. 오늘도 괜히 자는 딸 면봉으로 쌍꺼풀 만들어보고 손으로 코 높아지라고 열심히 세워줬네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자존감인데요. 아이가 커서 남처럼 열등감에 사로잡힌다면 그건 온전히 자존감 낮은 엄마 때문입니다”, “친한 친구 맞아요? 아닌 듯”, “글쓴이가 미워하는 건 친구 딸이 아니라 본인과 본인 딸 아님?”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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