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대학 다니는 남편 자퇴시키고 싶어요

2016년 4월 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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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편입학등록금 수백만원 날리더라도 자퇴시키고 싶은게 제 솔직한 심정이예요”

새학기가 시작된 봄이다.

신입생도 재학생도 대학 생활의 낭만에 취해 살아 가고 있을 요즘, ‘야간대학에 다니는 남편을 자퇴시키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한 커뮤니티에는 ‘야간대학 다니는 남편 자퇴시키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결혼 2년차 여성으로, 남편과는 전문대 CC로 만나 4년 열애 끝에 2년 전 결혼했다. 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학교에서 멀지 않은 회사를 다니던 A씨의 남편은 올해 서울의 한 학교 야간대학에 편입해 공부를 시작했다.

A씨의 남편은 자신은 전문대를 나왔지만, 서울의 4년제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다며 지난 해 초 부터 회사가 끝나면 편입학원과 자습실을 오가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말에도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생활을 반복한 A씨의 남편은 편입 스터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A씨는 1년 가까이 ‘찬밥 신세’였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의 편입 이후였다.

2월 중순 편입생 오티 이후 부터 남편은 새벽 2시 귀가가 일상이 됐다. A씨의 남편은 ‘학기 초라 어쩔 수 없다. 동기 선배들과 친해져야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은 나이가 많아 동기들이 어려워 할 수도 있어 왕따 당하지 않으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한다”면서, “이게 맞는 말인가요?”라고 답답해했다.

이어 A씨는 “문과에 동기도 여자가 더 많다”며, “주말에는 전공 조별 프로젝트 핑계로 내내 학교 스터디룸에 살고, 동기들과 하루 종일 카톡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썼다. 유부남인 것을 편입 선배 동기들 다 안다고 하지만, 여자 동기들과 나눈 카톡 메시지도 A씨를 참을 수 없게 한다고.

A씨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남편은 동기들과 엠티를 간다고 한다. 보내줘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2년만 참으면 우리 인생이 바뀐다고 남편은 말하지만 나는 이렇게 2년을 더 살 생각을 하면 숨이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4년제 부심을 부리고 회사도 대충 다니는 듯한 남편, 등록금을 날리더라도 자퇴 시키고 싶다”며, “지금도 술먹고 1시에 들어와 자고 있는데 꼴보기 싫어 글 남긴다”고 글을 마무리 했다.

A씨의 이러한 사연을 읽은 네티즌들은 “그냥 노는 것에 맛 들인 거 아니냐. 공부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우리 학교 편입생 중 나이 많은 분들은 안 놀고 그냥 가시던데.”, “목표를 위해 학교에 갔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지 않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민경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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