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뜯어먹고 멍석말이 당하고…독기 품은 한류스타 장근석

2016년 4월 17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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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박’서 몸 던져 열연…’예쁜남자’ 털고 배우로 승부수
장근석 이름값에 ‘대박’, 일본에 회당 15만 달러 선판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일본을 휘어잡은 ‘근짱’ 장근석(29)이 독기를 품었다.

진흙밭에 구르고 똥통에 빠지고 멍석말이를 당해도 힘들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살아있는 뱀을 이빨로 뜯어먹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안해도 된다. 그는 이미 아시아에서 유명한 한류스타이고, 일본에서는 콘서트만으로 매년 수만명을 동원한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배우로서 다시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근짱’의 기득권, ‘예쁜남자’의 이미지를 벗고 초심으로 돌아가 어떤 설정이나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연기로 표현해내겠다고 선언했다.

SBS TV 월화극 ‘대박’은 그렇게 독기를 품은 한류스타 장근석의 절치부심을 화면 가득 클로즈업하며 새로운 사극을 보여주고 있다.

◇ ‘예쁜남자’의 대변신…”처음부터 다시 시작”

장근석은 원래 ‘미모’를 타고났다. 그래서 한동안 그 해사한 미모에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고 2013년 KBS 2TV ‘예쁜남자’는 그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그가 선천적으로 가진 이미지만을 그대로 활용한 기획들이 이어지는 속에서 장근석도 안주했던 게 사실이다. 2009년 ‘미남이시네요’가 아시아를 뒤흔든 이후에는 더더욱 ‘예쁜’ 장근석을 내세우고 그것에 기대려는 기획들이 줄을 섰으니 장근석으로서도 장르 선택의 폭이 크지는 않았던 셈이지만, 그래도 안주는 안주다.

안주는 실패를 가져왔다. ‘예쁜남자’는 최악의 혹평과 함께 실패했고, 장근석은 이어 2015년 1월 역외탈세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이미 찍어놓은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도 하차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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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장근석은 한류스타의 후광에 기댄 숱한 기획을 뒤로하고 사극 ‘대박’을 선택했고, 개똥밭에 구르며 온갖 고생을 해야하는 대길 역을 맡았다.

그는 ‘대박’의 제작발표회에서 “20대 후반까지 제가 ‘꽃미남 배우’에 머물지 않았나라는 의심을 스스로 항상 했다. 대길이를 통해서, 나이 서른이 된 배우의 첫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 지금까지의 것을 다 버리고 저에게 새로운 것을 입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대길’을 연기하는 장근석은 더이상 ‘예쁜남자’가 아니다.

◇ 실제로 독사를 이로 뜯어…”모든 장면 리얼하게 연기하겠다는 각오”

‘대박’은 숙종의 아들이자 영조의 형인 왕자가 태어난 직후 죽었다는 기록에 상상력을 발휘한 사극이다. 드라마는 이 왕자가 태어난 직후 궁 밖으로 버려졌고,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범상하지 않은 사주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6회까지 방송된 현재 대길은 화살이 빗겨가 살아났고, 칼에 찔리고 팔다리가 부러진 채 절벽 아래로 떨어졌는데도 살아났으며, 산중에서 호랑이를 만나서도 목숨을 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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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압권은 살아있는 뱀을 이로 물어뜯어 먹는 장면.

장근석의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는 “실제 독사 두 마리를 준비했고, 현장에서 독사의 이를 모두 뽑았다”면서 “그럼에도 너무 긴장된 촬영이었지만 장근석은 전혀 망설임없이 살아있는 뱀을 이로 물어뜯었다”고 전했다.

이어 “장근석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의욕을 보이며 촬영을 했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장근석의 열연이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혹시나 세균감염 등이 일이 발생할까 알아봤지만 그럴 위험성은 다행히 없었고, 촬영 후 입안 세척과 가글 등을 통해 위생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장근석은 촬영 후 “염전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노비 신세, 뱀이라도 먹어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는 대길의 상황과 심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뱀 껍질을 입으로 벗기고 생 뱀을 우두둑 씹어 먹을 수 있었다. 전혀 두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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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은 또한 똥통에 빠져 오물을 뒤집어 쓰기도 했고, 멍석말이를 당했으며, 갯벌에 처박힌 채 얼굴만 간신히 밖으로 나온 상태에서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게를 실제로 씹어먹는 연기도 펼쳤다.

소속사는 “장근석은 모든 장면을 리얼하게 연기하겠다는 각오”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오직 연기로 승부를 걸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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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왕자 대길의 파란만장한 인생…”타짜 대길의 변화 기대해달라”

‘대박’은 천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비운의 왕자 대길이 우여곡절 끝 조선 최고의 타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24부작으로 6부까지 방송됐다.

6부 마지막에서 대길이 드디어 투전판에 앉은 모습이 그려져 이제 몸으로 하는 고생은 끝인가 했더니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진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장근석은 제작발표회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글이 굉장히 입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을 가만히 감고 있어도 ‘내가 만약 대길이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호기심이 많이 생겼고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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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는 “장근석이 정극이자 사극을 선택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대길이라는 인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온몸으로 그려내겠다는 각오가 남다르고 대길의 성장과 변화를 제대로 표현하겠다는 욕심으로 무장해있다”고 전했다.

‘대박’은 장근석의 이름값으로 일본에 회당 15만 달러(약 1억7천500만원)에 선판매됐다. 총 24부작으로 드라마 전체 판매가는 360만 달러, 약 42억 원에 달한다. ‘태양의 후예’보다 높다.

장근석이 ‘미남이시네요’에 이어 다시한번 ‘대박’으로 대박을 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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