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인 걸 남자친구한테 얘기해야할까요?”

2016년 4월 18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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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N ‘호구의 사랑’/네이트 판


“남자친구는 애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결혼까지 약속한 사람인데 제가 포기하는 게 맞는 거겠죠?”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임인 걸 남자친구한테 얘기해야할까요’라는 제목으로 20대 후반의 여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겐 대학 시절부터 7년째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다. A씨는 그에 대해 “가장 저를 잘 알고, 빛나고 예쁘던 내 대학시절을 같이 추억해줄 수 있는 다정하고 좋은 남자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문제는 지난달 말에 발생했다.

A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생리불순이 시작되었는데 세달씩 건너뛸 때도 있고, 무심한 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어요. 제 몸관리 외에도 신경 쓸 게 많았으니까요. 정작 제 자신을 돌보지 못했어요”라고 생리불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날을 꺼냈다.

그리고 지난달 말 자궁부분의 통증으로 내원한 산부인과에서는 A씨의 아픔에 대해 ‘자궁근종’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후 엄마랑 같이 자세한 검진 받으러 다시 병원 갔는데… 부분절제술이 아니라 부분적출수술로 자궁을 아예 들어내야 한대요. 왜 이렇게 병원에 늦게 오셨냐고 하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혹만 떼어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크기가 크고, 이 정도 크기는 떼어내도 지혈이 안되서 환자가 위험하기 때문에 자궁을 들어낸다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암담했다. 아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남자친구, 7년의 시간, 며느리나 다름없이 예뻐해주시는 남자친구의 부모님, 남자친구를 최서방이라고 부르는 부모님.

많은 것들이 A씨의 마음을 스쳐지나갔고, 결국 수술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그대로 병원을 뛰어나와버렸다.

올해 초 상견례의미로 양가 부모님들 모시고 다같이 일본여행도 다녀왔다는 A씨와 남자친구.

가을에 결혼하면 좋을 것 같아 좋은 날까지 받아오셨다는 시어머니.

결국 가슴을 후벼파내는 듯한 아픔을 끌어안고 A씨는 한 친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친구는 A씨에게 “너 00이 인생 망치려고 작정했냐”며 “너만 아니면 예쁜 아기 낳고 잘 살아갈 애니까 놓아줘”라는 조언을 한 상태.

A씨는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낯빛이 좋지 않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도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밖에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밉습니다”라며 “마음만 같아서는 죽고 싶고, 이 사실을 남자친구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끝으로 “7년 만났고, 지금도 너무 좋은 사람이고, 결혼까지 약속한 사람인데 제가 포기하는 게 맞는 거겠죠…?”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미혼여성은 진짜 가능하면 적출하지 않아요. 미혼이면 치료 쪽으로 진행하던데요? 다른 병원 가보세요. 치료 후에 자연임신은 어려워도 난임시술 받으면 임신 가능할 수도 있어요”, “불임인 걸 말하지 않고 결혼하면 사기결혼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는 큰 문제에요”, “얘기를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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