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

2016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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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통한 감염·소두증 인과관계 밝혀졌지만 무증상자 전파 여부는 불분명
임신기간 언제 감염에 취약지·감염자 바이러스 전파 가능 기간도 연구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는 유행된 시기가 길지 않아 전염 과정에서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외에도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고, 소두증과 인과관계가 있으며, 산모에서 태아로 전파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임신 기간 중 언제 감염에 취약한지, 무증상 감염자에게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한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최대 며칠간 전파력을 갖는지 등은 앞으로 밝혀야할 과제다.

 

성관계·수혈로도 전파…”소두증의 명백한 원인”

지카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서 감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9개 국가에서 보고됐다. 모두 건강한 사람이 감염지역 여행력이 있는 환자와 성접촉을 한 뒤 감염된 경우다.

미국에서만 8건이 보고됐는데 1건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칠레, 포르투갈령 마데이라, 페루, 캐나다에서 각각 1건씩 나왔다.

감염자의 혈액을 수혈하는 과정에서 전파된 사례는 브라질에서만 모두 2건이 나왔다.

지난 3월에는 혈액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두 사람의 혈액에서 나온 바이러스는 유전자 검사 결과 상호 일치했다.

최근에는 석달간 병원에만 머물러 모기와 접촉이 없었지만, 수혈을 받은 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小頭症)의 인과관계 역시 현재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13일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소두증의 원인임이 명백하다”고 선언했다.

수직 감염을 통해 산모에게서 태아로 감염된다는 사실 역시 여러 사례를 통해서 확인됐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 숲의 원숭이에게서 감염 사례가 처음 나왔다. 동물-매개 모기-사람으로 간접적으로 감염된 사례도 없다.

지카바이러스를 치료할 백신은 안타깝게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당장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브라질은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백신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보이지만, 동물시험과 임상시험 등을 거치면 아무리 짧아도 백신 개발에 3∼5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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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들

산모에게서 태아로 수직 감염이 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어떤 방식으로 전파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통상 탯줄을 통해서 태아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지만 B형간염처럼 신생아가 태어날 때 엄마 몸과 접촉하면서 감염되기도 한다. B형 간염의 경우 출산 직후 신생아에게 백신을 접종해 감염을 막는다.

이 부분이 규명되면 산모의 감염이 신생아의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여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세상에 나온 연구 결과가 많지 않다.

임신 기간 어떤 시기에 임산부가 감염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보가 없다. 여러 보고서를 통해 임신 초기에 감염이 특히 위험하다고 알려졌지만 학계에서 인정될 수준은 아니다. 임산부에게 감염이 취약한 시점이 언제인지 규명되면 해당 시기에 감염 예방 노력을 집중할 수 있다.

전체 감염자 중 80%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지도 답을 찾아내야 할 질문이다. 아직은 무증상 감염자와의 성적 접촉 혹은 수혈 등을 통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을 보면 통상 무증상 감염자에게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농도가 낮다. 따라서 지카바이러스의 무증상 감염자가 직접적으로, 혹은 매기 모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타인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만약 그 가능성이 큰 수준이라면 무증상자에 대한 방역당국의 관리 수준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질본은 무증상 감염자도 증상이 있는 감염자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 1달 동안 헌혈 금지 ▲ 6개월간 콘돔 사용 권고 등 방역 당국의 지침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감염자의 몸에 지카바이러스가 언제까지 전파력을 갖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현재까지 사례 중에서는 지난 2월 영국에서 증상 발생 후 62일 된 환자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 가장 길다.

이에 따라 질본은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를 방문한 경우 최소 2개월 동안 금욕 생활을 하거나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더 연구를 진행해 바이러스가 감염자의 몸에 언제까지 남아있을지, 그리고 언제까지 다른 사람 혹은 매개 모기에 전파력을 가질 수 있는지 답을 찾아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국내 방역 당국의 지침 역시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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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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