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어버이날

2016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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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남 할머니 폐암 시한부…”우리 사회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어쩌면 오늘이 할머니에게는 생애 마지막 어버이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91) 할머니의 근황을 전하던 정동성 광주전남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사무국장은 8일 이같이 말했다.

일본 강점기 중국에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2004년 귀국한 곽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30일 폐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병원이 치료를 포기할 만큼 병세가 깊어진 곽 할머니는 오랜 요양원 생활을 정리하고 전남 담양의 40㎡(12평) 남짓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한 맺힌 생의 마지막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곽 할머니가 “집에서 죽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조카가 친자식이 없는 할머니를 위해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고 수도시설이 있는 침상을 갖춘 거처를 마련한 것이다.

사정을 접한 광주전남 평통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가 열리는 매주 수요일마다 문안 인사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평통사 등은 지난 3일 첫 번째 정기방문에서 곽 할머니와 2시간 가량을 함께 보냈지만, 할머니는 잠깐 앉아있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방문을 마치고 곽 할머니의 조카에게 십시일반 마련한 후원금과 생필품을 전달한 시민단체는 병간호 활동과 모금운동도 펼쳐나가기로 했다.

곽 할머니 앞으로 여성가족부가 지급하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금이 나오고 있지만, 수년째 이어온 암 치료와 매회 30만원 가량 드는 온열치료, 24시간 필요한 간병인 등 조카에게 지워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카가 성심껏 마련한 숙소를 보다 안정적인 주거환경으로 개선하는 일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정동성 사무국장은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기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는 일 또한 사회적 책무”라며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시민사회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 할머니와 함께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공점엽(96) 할머니도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마와 싸우고 있다.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군 위안부 피해자는 지난 3월 기준으로 238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44명이다. 40명은 국내에, 4명은 외국(일본 1명, 중국 3명)에 살고 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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