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과제 넘어 영혼의 걸작 송두리째 앗아간 비정한 ‘양심’

2016년 5월 11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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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대학교 대나무숲 >


미대생들의 열정이 담긴 결과물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 비난과 안타까움을 표현한 SNS 글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11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삼 주전, 한 미대 수업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많은 조소과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은 “미대에는 작품 동산이라고 흔히 불리는, 야외 조각 설치 실습장이 건물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곳은 주로 큰 규모의 작품을 제작해야 하는 조소과 사람들이 전시 후 작품을 야외에 설치,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한 학기 혹은 그 이상 미대생들이 시간과 노력을 다해 만든 성과물로, 시험을 대신하여 평가받는 중요한 자료입니다”라며 우선 관련된 장소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작품은 미대생에게 있어 단순히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한 습작이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의 작업을 구상하기 위한 연구 과정입니다. 또한 작품은 학교 수업 내에서 완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학생의 개인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여 만들어야 하고 과제전시라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면서 제작 되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라며 작품관에 대해서도 단순한 과제를 초월한 영혼이 담긴 작업임을 주장했다.

또한 “그런데 동산에 설치된 몇몇 작품이 타과 학생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었고 이 과정을 자신의 영상 작업으로 촬영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를 입은 학우들 중 한 명은, 지난 일 년간 연구한 작품들이 모두 복구가 불가능한 정도로 파손되어 상심이 큽니다”라고 본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아울러 “사전에 주인과의 어떠한 협의도 없었고 설치 실습장에 안내 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 과 차원의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작품을 망쳐도 된다고 생각한 점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작품을 훼손한 당사자에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별한 명분이나 목적 없이 작품을 훼손한 정황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작성자는 “개인의 작업을 훼손하는 행위는 마치 타 과에서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연구 논문 결과물을 훔쳐 파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라도 동산의 작품들이 잘 보존되도록 많은 분들이 이번 일을 재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2시간 만에 1300건이 넘는 ‘화나요’, ‘슬퍼요’를 받는 등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한편 네티즌들은 “저런 양심 없는 사람들…”, “저 정도면 법적 처벌도 가능하지 않나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등의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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