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범’ 김일곤이 사형 구형된 후 한 말… ‘소름’

2016년 5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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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트렁크 시신’ 사건 피의자 김일곤이 지난해 9월 1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성동경찰서를 떠나며 취재진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5.9.19 toadboy@yna.co.kr

檢, ‘트렁크살인’ 김일곤에 사형 구형…”반성기미 없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트렁크 시신’ 살인 용의자 김일곤

“잔혹한 증오범죄로 극형 마땅”…흠흠신서 인용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대낮에 여성을 차량째 납치해 끌고다니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김일곤(48·구속)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상윤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잔혹한 증오범죄를 저질렀고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이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며 김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 전반을 대체로 인정하고 자백했지만, 정확한 시신훼손 장소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해 아직도 정확한 살해전모가 밝혀지지 못했고 피해자의 사체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은 여론의 관심을 이용해 자신의 억울함과 범행의 정당성만 호소해 또한번 피해자와 유족을 상처입혔다”며 “한번도 반성을 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책임을 검찰과 경찰, 법원, 사회에 돌렸다”고 부연했다.

특히 검찰은 정약용의 흠흠신서 가운데 ‘죄있는 사람을 석방하고 징역형에 처할 자에게 가벼운 형벌을 내린다면 이는 법을 업신여기는 것 뿐’이라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김씨에 대해 “선처의 여지 없이극형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작년 10월 9일 대낮에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모(당시 35·여)씨를 차량째 납치해 끌고 다니다 살해하고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하고 불을 지른 혐의(강도살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작년 5월 A씨와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시비가 붙어 벌금형을 선고받자 억울한 마음에 살생부를 만들고 A씨에 대한 복수극에 이용하려고 주씨를 납치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날까지 총 9차례에 걸친 공판 과정에서 시종일관 자신만만하게 궤변을 펼치고 남 탓을 하던 김일곤은 검찰의 사형 구형과 동시에 하얗게 굳은 표정을 지었다.

구형 직후 방청석을 지키던 피해자 주씨의 여동생은 얼굴을 감싸쥐고 흐느끼기도 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지를 묻는 재판장의 말에 갖고 있던 서류를 만지작 거리며 “양심이 없네”라고 중얼거린 뒤 “영등포경찰서 경찰과 남부지검 검사에게 물어보라”라고 말했다.

앞선 8차 공판에서는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비공개로 이뤄지기도 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3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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