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울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인격’ 존중 받으면 안 되나요?

2016년 5월 13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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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 판/MBC ‘반짝반짝 빛나는'(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저 집, 기초생활수급자라나봐~”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인격 존중 받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초생활수급자’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주거급여를 지급받는 사람을 뜻한다.

현재 군복무 중인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는 5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최근 이사를 하게 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방문 및 재조사를 받게 됐다.

이때 LH 직원은 A씨의 연락처를 묻는다는 이유로 살고 있는 집의 주인 및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임차인, 즉 A씨가 ‘기초생활수급자’임을 알렸다.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 및 동네 이웃 다수가 A씨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을 향해 수군거리는 듯한 말과 눈빛을 고스란히 감내해야했다.

A씨는 “LH 직원분이 저의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구청 및 동사무소에 문의해도 알 수 있고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직접 찾아와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찮고 번거롭기에 오로지 개인적인 편익을 위한 방법을 사용하다 보니 불특정 다수가 제가 수급자임을 만들어버렸습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LH 측에 항의했다. 그러나 오히려 LH 측에서는 “수급자를 수급자라고 한 게 뭐가 잘못이에요? 쪽팔려서 그래요?” 등 말과 함께 멸시와 조롱을 보냈다.

A씨는 “안 그래도 창피함과 수치스러움에 괴로운 사태에서 노골적인 모욕을 당하니 충격적이었고 제 인생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라며 “네 맞아요. 저는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그리고 쪽팔린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더 슬프고 절망적입니다. 한참을 울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뾰족한 것이 가슴을 찌르고 있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집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끝으로 “제가 받은 고통과 상처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수급자라고 해서 가난하다고 해서 돈이 없다고 해서 인간이 지닌 기본적인 인격과 사회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도 창피함을 느끼고 수치스러움과 모욕감에 마음 아프고 고통을 받습니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기본적인 존중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댓글들 충격적이네요. 우리 사회는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상처 받은 사람한테 소금 뿌리는 것도 아니고”, “다들 자기 일 아니라고 너무 쉽게 얘기하네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고 훌훌 털어버리세요”, “풍요롭지 못하다고 기본적인 개인정보 보호도 못 받는 나라 댓글들 답네” 등 A씨를 위로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LH직원이나 주변인의 태도가 불쾌했을 수는 있겠지만 본인 입장에서만 쓰셨을 텐데도 소홀하신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첫째, 이사하면 재조사한다는 걸 수급 당사자 입장이신데도 모르셨나요? 둘째, 주민센터든 부동산이든 연락처를 묻고 다니는 건 개인정보를 구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왜 필요한지(=수급자 생활실태 재조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오히려 맞는 행동입니다”,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아닌 척 살고 싶다는 건가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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