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왔어요?" 누리꾼들이 만든 조세호 신드롬

2016년 5월 14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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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바퀴’서 김흥국과 나눈 대화 패러디 만발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안재욱 결혼식은 왜 안 왔어?”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2001년 데뷔해 오랜 무명 기간을 보내던 개그맨 조세호는 지난해 7월 MBC TV ‘세바퀴’에서 김흥국과 주고받은 이 짧은 대화 덕에 데뷔 15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연말 큰 인기를 끌었던 유행어 ‘~전해라’ 못지않은 높은 활용도 덕에 누리꾼은 물론, 연예계에서도 조세호를 ‘소환’하는 목소리가 높다.

‘프로 불참러’라는 별명까지 얻은 조세호는 꺼진 불도 다시 보고, 재료 하나를 다양하게도 요리하는 열성적인 누리꾼의 ‘댓글 놀이’ 덕에 대세로 떠올랐다.

◇ “부모님 결혼식도 안 가다니…” 패러디 봇물

‘양배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잠시 주목받았지만 한동안 방송가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그는 활동을 재개하면서 절치부심해 본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13년만인 2014년에야 SBS 연예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을 정도로 일이 잘 풀리지 않던 그는 거의 1년 전에 했던 대화로 드디어 기회를 맞았다.

지난해 7월 방송된 ‘세바퀴’에서 그가 재벌가의 경조사를 챙기고 동료 연예인들의 경조사는 챙기지 않는다는 장난 섞인 타박이 나왔고 열심히 해명하던 그에게 김흥국은 “그럼 너 안재욱 결혼식은 왜 안왔어?”라고 물은 것.

억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당시 스튜디오에 있던 이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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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웃겼던 방송으로 기억될 듯 했던 이 대화는 조세호의 당황한 듯 억울한 표정이 담긴 캡쳐가 인터넷에 돌고 너나할 것 없이 패러디에 나서면서 ‘부활’했다.

누리꾼들은 “조세호 진짜 어떻게 자기 부모님 돌잔치에 안 갈수가 있냐. 실망”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자기 마누라 차오루 돌잔치도 안갔다던데…”라며 그를 놀리는 데 신이 났다.

소녀시대 윤아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조세호오빠’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저희 콘서트 했는데 왜 안오셨어요?”라고 이 대열에 참여했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팬클럽 정모 공지를 하면서 ‘조세호씨는 오시겠죠?’라고 거드는 등 ‘조세호 놀이’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이 유행의 시발점이 됐던 ‘안재욱 결혼식’의 주인공 안재욱이 ‘조세호를 정말 아이 돌잔치에 불러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이 “드디어 답 받았어 돌잔치는 갈 수 있다”라는 트윗이 수백차례 리트윗되기도 했다.

영화 포스터에 “조세호 불참 확정”이라는 문구가 사용될 정도다.

MBC ‘라디오스타’에 ‘또’ 출연한 박진영은 조세호의 별명인 ‘프로 불참러’에 빗댄 ‘프로 참석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조세호 ‘소환’ 흥행…5월 트윗량 폭발

‘세바퀴’ 방송 이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억울함을 표시할 때 조세호의 표정으로 만든 ‘짤방’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사실 많고 많은 ‘짤방’ 중 하나일 뿐, 특별히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4월 하순께부터 조세호의 ‘불참’에 실망을 드러내거나, 그를 초대하는 SNS글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다음소프트가 트위터 게시글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세호’와 ‘불참’을 함께 언급한 트윗은 지난 3월 1건, 4월 0건에서 5월 1천613건으로 늘었다. ‘조세호’와 ‘안오다’를 언급한 트윗은 3월 1건, 4월 2건에서 5월 8천967건으로 급증했다.

5월 1일부터 10일까지 단 열흘간 ‘조세호’ 자체를 언급한 트윗 수는 3만889건이었는데, 이는 ‘세바퀴’가 방송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동안의 트윗 수 2만407건의 1.5배에 달한다.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5월 들어 ‘조세호’와 ‘안오다’가 포함된 트윗의 리트윗률은 89.7%로, 90%에 육박한다. 리트윗률은 트윗을 보고 이를 자신의 계정에서 다시 트윗하는 비율로 이용자의 관심도와 참여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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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소프트 관계자는 “아이돌 등 SNS에서 파급력이 큰 인물들이 ‘조세호씨 안 오세요?’라는 등의 문구를 SNS에 사용하면서 유행이 폭발력 있게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예로 지난 3일 가수 세븐이 “왜 빅뱅 팬 미팅엔 안왔냐”고 묻고 조세호가 “몰랐었다고 전해줘!! 알았으면 갔었을거라고 ㅋㅋ”라고 답했다는 내용의 문자 대화를 SNS에 올리고 이를 89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빅뱅의 지드래곤이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이 놀이에 참여하게 됐다.

조세호의 중국 발음인 ‘차오슈하오’도 이날 이후 누리꾼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다.

또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조세호와 가상 결혼한 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차오루가 자신의 트위터에 “생각해보니까 우리 부모님 결혼식 세호 오빠도 안 왔었네요. ㅜㅜ 세호오빠 너무해요 서운하다. 부인 부모님 결혼식도 참석하지 않고 ㅋㅋㅋ”라고 적어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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