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소매 차림으로 생방송중인 기상캐스터에 카디건 입힌 美방송국

2016년 5월 17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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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앵커와 여성 기상캐스터간 옷차림 차별논란으로 확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지역 방송국의 남성 뉴스앵커와 여성 기상캐스터 간 ‘옷차림 차별’ 논란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논란은 KTLA 방송국 여성 기상캐스터인 리베르테 챈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8시15분 아침 뉴스에서 ‘주말의 날씨’를 예보하면서 불거졌다.

챈은 반짝거리는 민소매 검정 드레스를 입고 주말 날씨를 예보하던 중 갑자기 뉴스 앵커 크리스 보로우스로부터 “카디건을 입어라”는 얘기와 함께 스텝이 건네준 카디건을 받아 걸쳤다.

 

앵커 보로우스는 챈에게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난 항의 메일이 오고 있다”면서 카디건을 입으라고 했던 것. 당시 생방송 중이어서 챈이 카디건을 넘겨받아 입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챈은 회색에 다소 큰 카디건을 입고서는 “마치 도서관 사서 같아 보이죠”라고 농담을 건넨 뒤 날씨 예보를 이어갔다.

사실 챈은 이날 방송에서 입으려고 했던 의상은 다른 의상이었으나, 이 옷이 스크린에서 볼 때 천둥·번개가 치는 것처럼 비쳐 부랴부랴 검정 드레스로 바꿔입고 나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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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챈이 입은 반짝이는 민소매 검정 드레스가 아침부터 매우 부적절하다는 항의 메일이 방송국 홈페이지과 소셜 미디어에 쇄도했다.

반면에 생방송 중인 여성 캐스터에게 카디건을 건네주고 입힌 것은 무례한 처사며 작업장 성차별의 대표적 사례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올라왔다.

방송이 끝난 뒤 뉴스 앵커 보로우스가 상의는 정장 차림에 하의는 카키색 반바지를 입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뉴스앵커와 기상캐스터의 옷차림은 달라야 하느냐’는 ‘옷차림 차별’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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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은 다음 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윗선의 지시에 따라 카디건을 강제로 입은 게 아니며 이는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나는 내 일을 사랑하고 선배들을 존경하고 동료들과 일하는 게 즐겁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방송국에서는 이번 해프닝으로 논란이 전혀 없었다”면서 “우리는 시청자에게 불편을 끼치거나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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