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생으로써 느끼는 고충과 회한들이 담긴 글이 공감을 얻고 있다.
17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이공계 학생의 심경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관련 학부는 물론 전 학생의 공감을 얻으며 높은 공감수를 기록 중이다.
작성자는 “한국에서 이공계 학생으로 살아남기. 한국에서 이공계 대학원생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일단 그들의 생활을 한번 들여다보자”고 운을 뗐다.
이어 “내 주변에 있는 대학원 선배들을 보면 보통 아침 9시에 학교에 나온다. 실험실에서 실험을 좀 하다가 수업시간이 되면 수업을 들으러 간다. 본인 수업뿐만 아니라 교수님의 수업에 따라 들어가 조교 일까지 해야 한다. 수업을 끝내고 공부를 좀 하다보면 실험 해야할 것들이 밀린다”고 썼다.
또한 “2013년 기준 한국 이공계 대학원생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64.36시간이다.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 43.86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며 실질적인 열악한 환경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가? 이들이 받는 돈은 석사는 보통 월평균 80만 원, 박사의 경우 월평균 120만 원. 등록금을 때고 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는 돈이다. 이렇게 최저시급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에다가, 국가에서는 이들을 ‘일을 하고 돈을 받지만 근로자는 아닌 사람’으로 구분한다. 당연히 노조도 없고 4대 보험도 없다. 이런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대한 열정과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오늘도 자신의 젊은 시절을 바쳐 공부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이공계 대학원생 들이다”라며 그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많은 남자 이공계 학생들을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게 했던 가장 커다란 유인책 (어떻게 보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이 바로 병역 특례다”라며 “그런데 오늘 뉴스에 2019년까지 박사 전문 연구 요원을 폐지하고, 2023년까지 병역특례 전체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기사가 나오자마자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제는 빨리 군대 갔다 와서 해외로 떠나는 것이 답이다.” 라는 것이다”라고 최근 국방부의 이공계 특례 병역혜택 폐지 발표와 관련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파스퇴르가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국경이 있다.”라는 말을 한지도 100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 슬로건은 이렇게 바뀌었다. “과학자에게도 과학에도, 국경이 없다.” 과학 기술은 현대 사회에서 경제발전의 핵심 요소가 되었고, 모든 국가가 앞다투어 고급 이공계 인력을 유치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이공계 인력 유치에 힘쓰기는커녕 오히려 남아 있을 이유를 하나둘씩 더 없애 가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신성장 동력을 찾고, R&D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R&D는 누가 하고, 신성장 동력은 누가 찾는가? 전부 우리나라 이공계학생들이 하는 것 아닌가. 과연 이공계 병역 특례를 폐지하고 4000명의 현역을 늘리는 것이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대한민국 이공계가 처한 열악한 현실에서 병역 특례까지 폐지한다면, 아마 더 이상 한국에 남아 있을 인재는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글은 끝을 맺었다.
해당글은 이공계 전반에 관한 처우부터 최근 발표된 병역 특례 폐지 문제까지 언급한 강력한 논조로 관련분야에 대한 작성자의 고민과 걱정이 그대로 엿보인다.
누리꾼들은 “진짜 이공계 희망은 없는건가?”, “안타깝네요…”, “그래도 힘 내세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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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성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