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사망 60대 여성 ‘최후 26일의 일기’… 미국을 울렸다

2016년 5월 27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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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혼자 하이킹을 떠났다 조난당해 사망한 60대 여성의 일기가 뒤늦게 발견돼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에 살던 제럴딘 라르게이(66)는 지난 2013년 7월 2박 3일 일정으로 애팔래치아 산맥의 트레일 코스로 하이킹을 떠났다. 그는 함께하던 친구들이 집안 사정으로 돌아가자 혼자 하이킹을 계속하다 실종되고 말았다.

남편의 신고로 구조팀이 트레일 코스를 수색했지만 라르게이를 찾지 못했다. 그는 실종 후 2년여 만인 작년 10월 굶주림 등으로 사망한 시체로 발견됐다.

미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당시 라르게이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일기장과 휴대전화에 담긴 메시지의 일부를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라르게이가 남긴 일기장에 따르면 그는 실종 접수 후 무려 26일 동안 생존해 있었다. 구조팀이 수색을 포기한 후 3주 동안에도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인 것이다.

그가 죽기 직전인 2013년 8월 6일에 남긴 일기는 가족을 특히 슬프게 한다고 보스턴글로브는 전했다.

라르게이는 “제 시체를 발견하는 분은 제발 저의 남편 조지와 딸 케리에게 연락해달라”며 “그들에게 제가 사망한 사실과 제 시체가 발견된 곳을 알려주는 것은 정말 큰 친절이 아닐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지금으로부터 몇 년이 흘려도 상관없다”며 “꼭 선의를 베풀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라르게이는 전파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필사적으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2013년 7월 22일 “문제가 생겼다. 트레일에서 벗어나 결국 길을 잃었다”고 남편 조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구조를 부탁하는 문자는 전파가 닿지 않아 발송되지 않았고, 조지는 문자를 받을 수 없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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