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와 15분 남은 에베레스트 정상, 당신의 선택은?

2016년 6월 1일   정 용재 에디터

everest1

출처 : Independent.uk


꿈에 그리던 에베레스트 정상이 15분 거리에 있다. 정말 딱 15분만 걸으면 수많은 산악인들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꼭대기를 정복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고산병으로 힘들어하는 아내가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 31일(현지시각)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이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로버트 그로펠의 이야기를 전했다.

호주의 수의사인 그는 그의 아내 마리아 스트라이돔과 함께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고 있었다. 둘 모두 채식주의자로, 채식주의자도 에베레스트 산을 오를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대장정을 떠난 것이었다.

그런데 정상을 15분 남겨둔 상황에서 아내가 고산병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때 그로펠은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내가 정상에 다녀와도 될까?” 15분이면 가능할 텐데 그때까지만 자기를 기다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에게 기다릴 테니 다녀오라고 말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남편은 15분 만에 정상을 밟고 다시 아내에게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 함께 에베레스트를 내려오지 못했다. 그녀의 상태는 더욱 안 좋아져 있었고, 셰르파들이 가져다 주는 산소마스크 등에 의지하다 결국 하산길에 세상을 떠났다.

그로펠은 인터뷰에서 “아내를 지켜주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집에 안전하게 데려오지 못했다”며 후회했다. 그는 “모든 것이 다 내 탓이고 내가 비난 받는 것도 마땅하다. 얼굴을 보게 되면 마음이 너무 아플까봐 아내의 사진을 쳐다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