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성폭행’ 전남 신안군에는 경찰서가 없다

2016년 6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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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 목포경찰이 수사…그 이유는

신안군 전남서 경찰서 없는 유일 지자체…경찰서 신설안 예산협의 벽 못넘어

15개 파출소 90명경찰관 1천여개 섬 담당…염전노예·교사 성폭행 예방 ‘막막’

(신안=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신안군의 한 섬에서 발생한 교사 성폭행 사건의 범인들은 현재 목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신안군에는 전남 22개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기 때문이다.

염전노예 사건에 이어 교사 성폭행 사건 등 잇단 강력사건이 발생한 신안군에 경찰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8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본청 심사와 행정자치부 심의를 통과한 신안경찰서 신설안이 기획재정부 예산심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찰서 신설이 함께 추진된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신안군보다 수요가 10∼20배 높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올해에도 3급지 규모의 경찰서를 신안군에 신설해 70여명 가량 경찰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안을 골자로 신안경찰서 신설안을 본청 심사에 올렸다.

신안경찰서 신설안은 올해도 경찰본청 심사를 통과해 행정자치부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는 예산이다. 신안군에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경찰서 없는 지자체라는 오명을 안고 있지만, 다른 지역 경찰서 신설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번번이 예산심의에서 미끄러졌다.

1천여개 섬을 이루어진 신안 지역의 특수성도 경찰서 신설의 장애요인이다.

경찰은 “새천년대교 건설 등에 따른 연도·연륙을 통해 섬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서 신설의 당위성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경민 전남지방경찰청장도 “신안경찰서 신설은 군민 숙원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서 신설 문제는 재원과 조직 등 많은 제반 사항이 수반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혀 신안경찰서 신설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염전노예사건에 이어 교사 성폭행 사건이 터져 CCTV 신설안 등이 대책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경찰서 신설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전체 면적이 654.34㎢로 서울과 비슷한 신안군에는 4만4천여명이 2읍 12면 1천여개 섬 중 100여개의 유인도에 분산돼 살고 있다.

이들 신안 섬지역 치안은 목포경찰서 산하에 배속된 15개 파출소 90여명 인력이 책임지고 있다.

섬에 따라 상주 경찰관은 1∼2명에 불과해 주민 신고에 대응하기도 벅차 강력사건 대응과 범죄예방 활동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개인의 범죄가 신안군 전체를 범죄 지역으로 낙인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CCTV 증설이라는 고육책보다는 경찰서 없는 지역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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