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터널 안 공기 대부분 ‘나쁨’…"차창 열지 마세요"

2016년 6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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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2호터널은 ‘매우 나쁨’…상도·남산1호만 ‘보통’
보도 차단막 없는 터널 6곳…”보행자 건강 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에 있는 대다수 터널의 내부 공기 질이 ‘나쁨’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을 지날 땐 차량 창문을 꼭 닫고 외부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해야 한다.

서울 일부 터널에는 보도가 있지만, 차도의 공기를 차단하는 장치가 없어 터널을 지나는 시민이 나쁜 공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시내 9개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PM10) 농도를 측정한 결과 2곳을 제외한 터널의 공기 질이 ‘나쁨'(80∼150㎍/㎥)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공기의 질을 좋음(0∼30㎍/㎥), 보통(31∼80㎍/㎥), 나쁨, 매우 나쁨(151㎍/㎥ 이상) 등 4가지 단계로 구분한다.

터널 내부 공기가 가장 나쁜 곳은 남산2호터널로, 미세먼지 농도가 151㎍/㎥에 달해 유일하게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홍지문터널(119㎍/㎥)을 비롯해 금화터널(86㎍/㎥), 구룡·구기터널(83㎍/㎥), 북악터널(82㎍/㎥), 남산3호터널(81㎍/㎥) 등도 모두 ‘나쁨’으로 나타났다.

상도터널(70㎍/㎥)과 남산1호터널(68㎍/㎥) 두 곳만 ‘보통'(0∼30㎍)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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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를 관리하는 기준은 없다. 길이 500m 이상인 터널 안의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 농도를 각각 100ppm, 25ppm 이하로 관리하라는 규정만 있다.

서울에 있는 37개 터널 가운데 길이 500m 이상인 곳은 12곳이다. 남산1·2·3호터널, 홍지문·정릉·구룡·북악·구기·상도·금화·호암2·위례 등이 해당한다.

시가 매년 이들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2차례씩 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농도를 측정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어느 터널도 기준치를 웃돈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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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에는 없지만, 서울시는 교통량이 많은 터널 9곳의 미세먼지 농도를 매일 측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20ppm 이하이거나 가시거리가 70% 이하인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200㎍ 이상인 경우 터널의 환기시설을 가동하고 터널 입구 전광판에 이를 알린다.

터널 내부에 보도가 설치된 곳은 총 22곳으로, 이 가운데 15곳은 차도와 인도가 유리 차단막으로 분리돼 있다.

그러나 북악·호암2·월드컵·궁동·작동·천왕산·생태·무지개 등 7개 터널 내부에는 이 같은 차단막이 설치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7곳은 사람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곳”이라며 “사실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는 터널 외부의 미세먼지 농도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터널 내부 공기 질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며” 진공흡입차와 물청소차 등을 매달 투입해 터널 내부를 청소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땐 환기시설을 가동하는 등 시민 건강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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