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살인청부를 당하셨습니다”… 글을 내리라고요? (사진5장)

2016년 6월 15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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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트 판(이하)>


“사람을 죽이려다가 실패한 거는 그냥 폭행이 되나요? 죽여야만 살인이 되는 건가요?”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이 살인청부를 당하셨습니다”라는 충격적인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부부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지난 3월 10일 오후 5시께 중소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부모님의 사무실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고발했다.

이날 부모님 사무실에는 검은 복면을 쓴 괴한 3명이 들이닥쳐 쇠몽둥이로 A씨의 아버지의 머리만을 수 차례 가격했다.

당시 밖에서 비명소리를 들은 어머니가 “뭐 하는 짓이냐”라며 달려가 말렸지만 괴한 중 한 명은 어머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러 왔구나’라는 것을 느낀 어머니는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으나 괴한들은 부부의 머리만을 계속해서 가격했고, 어머니는 머리에서 따뜻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부부는 괴한 중 한 명이 쇠몽둥이를 놓친 사이를 틈타 발을 걸어 이들을 넘어뜨렸고 사무실로 도망쳐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이를 눈치챈 괴한들은 바로 달아났고 이들 부부는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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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아버지는 머리가 함몰되고, 어머니는 함몰까지는 아니지만 머리가 많이 찢어지셨습니다. 두 분 다 상처부위가 너무 커 머리를 40방 이상 꿰맸습니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외상 치료를 마친 후에는 정신병동에 입원해 6월 초에 퇴원했다는 부부.

A씨는 “부모님은 퇴원하고도 악몽을 꾸시고 잠을 자다가 계속 소리를 지르며 깨어나십니다. 마음이 찢어집니다. 밥 먹을 때도 손을 덜덜덜 떠세요. 저는 그래도 살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가슴 쓸어내리며 삽니다”라고 덧붙였다.

A씨가 더욱 억울한 건 이 나라의 법이다.

괴한 일당은 3월 말 경찰에 붙잡혔으며 괴한 3명 중 1명은 현재 부부와 건물공사 대금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던 소모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씨는 앞서 부부에게 공사를 맡겼으나 공사대금을 주지 않고 ‘공짜로’ 건물을 올리려고 해 계약불이행으로 부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소씨는 몇 차례 사람을 보내 “공사를 공짜로 하지 않으면 사람을 보내 죽여버리겠다”라는 협박까지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소씨가 부모님에 앙심을 품고 각각 2천만원씩 줘서 매수한 2명을 데리고 저지른 살인교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괴한들이 살인을 실패한 것에 대해 한탄하는 내용의 통화 내역과 블랙박스 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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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해당 사건은 현재 살인교사가 아닌 폭행 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A씨는 억울하다.

A씨는 “소씨 외 청부업자 2명은 살인교사재판이 아니라 폭행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법이 정상입니까? 법에 대해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이 봐도 이것은 살인교사가 아닌지요. 꼭 죽어야 하나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이어 “사람을 죽여야 살인이 되는 건가요? 사람이 죽이려다가 실패한 거는 그냥 폭행이고 죽여야 살인이 되는 건가요?”라며 “이들은 계획적이었고 돈을 주고 사람을 매수하였으며 칼을 쓰지 않고 강도로 위장하기 위해 쇠망치와 쇠몽둥이를 범행도구로 사전모의했습니다. 어째서 이게 폭행사건인가요?”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분하고 억울합니다. 나의 가족도 지켜주지 못하는 법입니다. 여러분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도움을 구했다.

해당 글은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15일 A씨는 해당 글을 통해 “글이 이슈화 되자 가해자들의 측근과 소씨의 아내가 찾아와 합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라며 이후의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이슈화 되기 전의 ‘상관없다’ 식의 태도를 버리고 부부를 설득 및 부탁하기 시작했다. 결국 부부는 용서하고 합의를 해준 상태.

A씨는 “하지만 그때부터 태도를 돌변하며 글을 내리라네요. 이 글을 올린 이유가 뭐냐고 묻고요. 수사 담당 검사님마저도 글을 내리라고 전화하셨어요”라고 태도를 바꾼 가해자 측의 행동을 전했다.

A씨는 절대 글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은 만큼, 은혜를 입은 만큼 제2의 피해자 나오는 일이 없도록 이 글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언론사 역시 주목하고 있는 해당 글. 더 이상의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방송에서도 잘 파헤쳐줬으면 좋겠다”, “억울함 없이 해결되시길 합니다”, “합의는 끝까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같은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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