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 괜히 키웠다. 괜히…”

2016년 6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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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지 인스타그램(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


15년간 함께한 반려견과의 이별을 앞둔 한 누리꾼의 먹먹한 사연이 전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만약 누군가 개를 키워볼까 한다면 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말릴 것이다”라며 “잘 못 키울 것 같아서도 반대하고 잘 키울 것 같아서도 반대한다”라고 말문을 뗐다.

중학교 3학년 때 3개월 된 믹스견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양 받았다는 A씨.

당시에 대해 A씨는 “새끼 강아지는 인형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귀여웠다. 그때는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르는 일인지 알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았다면 나는 그 끔찍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중학교 시절 강아지를 그저 움직이는 인형으로 생각했다는 A씨. 너무 귀여운데 움직이기까지. 게다가 자신을 늘 졸졸 따라다니며 자신의 말에 늘 귀 기울이는 강아지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존재였다.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그 조그맣고 귀엽던 아기 강아지는 죽을 날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노인 개가 되었다. 그리고 중학생이었던 자신 역시 철이 들어버렸고 강아지와의 정 역시 더없이 깊어진 것.

A씨는 “더 이상 강아지가 아닌 내 동생이 된 아이. 그저 날 따르는 애완견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반려견이 된 것이다”라며 “왜… 개가 나보다 먼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알았다면 데려오지 않았을텐데”라고 세월이 흘러 건강이 악화된 현재의 반려견 모습을 설명했다.

다음은 A씨의 안쓰러움이 그대로 묻어있는 글 내용 중 일부다.

밥을 거부할 때마다 속이 타들어간다.

온갖 맛있는 간식을 들이밀어도 고개를 돌린다.

화도 내보고 구슬려도 보지만 요지부동이다.

화가 나서 그래 먹지 말고 죽어라 죽어 하고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이내 마음 아파 한참을 안고 엉덩이를 문지르는 것도 일상이 됐다.

개는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날이 많아졌다.

개의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미어지고 폭포수처럼 눈물이 쏟아진다.

난 아직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떨어져 있으면 괜찮을까.

삼십분만 나가도 문 앞에서 꼼짝 않고 기다린단다.

엄마 아빠가 불러도 쳐다도 안보고 내가 나간 문앞에서 내가 오기만 기다린단다.

기다리는 마음은 오죽할까 싶어 나가지도 못한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인데도 내가 이동할 때마다 내 꽁무니만 쫓는다.

방에서 나와 거실에서 털썩. 화장실 앞에서 부엌까지 털썩.

A씨는 “괜히 키웠다. 괜히 정줬다”라며 “하루라도 안 보면 보고 싶어 죽겠는데 이 작은 생명체가 죽으면 그 고통을 난 이겨낼 수 있을까”라고 먹먹함을 안겼다.

끝으로 “너는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니가 떠난 빈자리를 난 감당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난 후회한다. 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도 떠나보냈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고맙고 행복해서. 아직도 눈물이 나지만… 평생 이 감정 잊고 싶지 않아요”, “제 옆에 잠든 강아지 나중에 보낼 생각하니 눈물 나네요”, “남일 같지 않네요”, “후회한다는 말 대신 함께 해서 행복했다고. 후회가 없었다고 말해주세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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