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에 최저임금 안준 호주 편의점주인 벌금 3억6천만원

2016년 6월 25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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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카트관리서도 적발…최저임금 미지급에 경고 이어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당국이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와 유학생 등 외국 출신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임금 착취 행위에 날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연방 순회법원은 최근 유학생 등 12명에게 최저 임금을 주지 않았으면서도 거짓 급여명세서로 이를 숨기려 한 편의점주 측에 벌금 40만8천 호주달러(3억6천만원)를 부과했다고 노사문제 중재기관인 공정근로옴부즈맨(이하 옴부즈맨)이 25일 밝혔다.

이같은 벌금액은 옴부즈맨이 유사 사례로 법원에서 승소한 사례 중 최대 규모다. 또 업주가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임금 약 8만2천 호주달러의 5배 가까이 됐다.

 

이 점주는 브리즈번에서 편의점 1곳을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최저 임금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급여를 지급했다. 하지만 은행 계좌로는 최저 임금을 준수해 입금한 뒤 나머지 돈을 직원들로부터 되돌려받았다.

마이클 자렛 판사는 점주의 태도는 법을 대놓고 무시한 행위라고 지적하고 “최저 임금에 의존해야 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돈이 상당한 액수”라고 밝혔다.

옴부즈맨은 또 호주 최대 대형 유통 체인 내 카트 관리 업무에서도 임금 착취 사실을 적발,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이날 보도했다.

옴부즈맨은 유통 체인 울워스의 전국 매장 130곳을 상대로 1년간 카트관리 업무를 조사한 결과, 거의 절반의 매장에서 위법 사례가 복수로 나타나는 등 심각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울워스는 카트 관리업무를 하도급업체에 주고 있다.

특히 시간당 통상 18 호주달러(1만6천원)에서 22.50 호주달러(2만원)를 임금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일부는 현금으로 10 호주달러(8천700원) 정도만 받았다.

옴부즈맨 측은 “하청업체 입장에서 울워스로부터 받는 돈이 부족해 최저임금을 줄 수 없는 사례도 있었다”며 “양손으로 눈을 가리면 악을 볼 수는 없다”라고 울워스의 관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주변 곳곳에서 카트를 모아 옮기는 업무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와 수단, 레바논, 이란 출신이 대부분을 맡고 있으며 이들은 착취와 강압에 취약하다고 옴부즈맨은 전했다.

호주에서는 최근 농장과 제조업, 관광업, 유통업체 등에서 임금 착취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이를 하청업체들의 문제로 떠넘기는 데 비난이 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지난 21일에는 시드니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가 10명의 한국인 워홀러에게 총 10만9천 호주달러(9천500만원)를 덜 지급하고 급여 명세서를 조작한 혐의로 옴부즈맨에 의해 법정에 넘겨졌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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