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흉기’로 20대 女 습격 청소년 “흑심 품고 범행”

2016년 8월 10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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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TN


성범죄 노리고 범행 대상 찾아…아파트서 ‘돌칼’도 발견돼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심야 시간대 공원에서 지팡이에 칼을 동여맨 흉기로 20대 여성을 습격한 청소년은 성범죄를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공원에서 운동하던 여성을 흉기로 찌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체포된 A(19)군은 경찰 조사에서 “흑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정신지체 3급으로 특수학교 3학년인 A군은 나무지팡이 끝에 검정 절연테이프로 등산용 칼을 동여맨 흉기로 B(24·여)씨를 찔러 등, 다리에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범행 전날 자신의 방에서 흉기를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산용 칼은 석 달 전 저가 잡화를 취급하는 상점에서 직접 샀고, 나무지팡이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함에서 주웠다고 A군은 경찰에서 밝혔다.

사건 당일 술에 취해 집 밖으로 나간 A군은 범행 대상을 찾다가 공원 둘레길을 따라 걷던 B씨를 발견하고 뒤쫓아갔다.

A군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지팡이 흉기를 낚아채자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자신의 아파트 방향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군의 도주 경로를 추적, 흉기로 보이는 물건을 손에 쥐고 아파트에 들어서는 남성의 윤곽이 찍힌 영상을 확보했다.

이 아파트 2∼3층 사이 계단에서는 돌칼이 발견됐다.

넓적한 돌을 갈아 날을 세우고, 나무토막을 손잡이로 덧대 절연테이프를 감아 만든 흉기는 역사책에 등장하는 석기시대 도구를 연상케 한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아파트 입구에 잠복해 사건 18시간 만에 A군을 붙잡았다.

체포되기 전까지 A군은 발을 저는 등 신체적 특성 탓에 50대 남성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경찰서로 압송된 A군은 범행 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본인 진술과 주변인 증언을 바탕으로 성욕을 억제하지 못한 A군이 손수 만든 흉기로 성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군에 대해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