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극장가, 스크린 수보다 유지가 답이다

2016년 8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article_12145149050606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818, 745, 565, 476, 504, 550, 410. 지난 8월 10일 한국 박스오피스 1~7위(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까지의 스크린 수다.

8월의 상영관은 치열하다. 많은 배급사에서 가장 자신 있는 작품을 이 시기에 내놓기 때문이다. 텐트폴 영화가 매주 몇 편씩 개봉하기에 이때는 ‘절대 강자’가 없다. 이는 스크린 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7월 중순 치열한 전쟁에 처음 뛰어든 ‘부산행’은 개봉 첫 날 1571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됐지만, 이와 달리 7월 27일에 개봉한 ‘인천상륙작전’과 ‘제이슨 본’은 각각 901개와 771개로 스크린을 나눠 사용했다. 일주일 후인 8월 3일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덕혜옹주’는 각각 733개와 774개 스크린 수를 기록했다.

이번 주 개봉작인 ‘터널’은 820개에서, ‘국가대표2’는 562개 스크린수를 가지고 출발했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터널’도 900개를 넘지 않았고, 지난 주 개봉해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덕혜옹주’는 748개이며,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은 479개다.

스크린수는 한정되어 있고, 좋은 작품이 많이 있다면 개봉관을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 비수기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이 시기에 배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산행’이 개봉 첫 날 87만 명을 모았고, 주말인 토요일에는 128만 명을 모아 하루 최고 스코어를 경신했다. 하지만 비성수기인 4월에는 하루에 10만 명도 모으지 못한 적도 있을 정도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8월 영화관은 한 영화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상영하게 된다. 이점은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장점이 된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자체적으로 봤을 때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터널’의 배급사인 쇼박스는 “우리나라 2300개 스크린 중 818개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지금도 좋은 수치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좌석점유율도 좋은 편이고 입소문에 따라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개봉 2주차임에도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덕혜옹주’의 배급사 롯데시네마는 “현재 여러 작품들이 개봉해서 상대적으로 분산됐지만 나름대로 잘 가져가고 있다. 스크린수도 중요하지만 상영관 크기나 시간대 도 중요하다. 현재 여름방학이라 평일도 주말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주말엔 평일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덕혜옹주’가 처음부터 관객을 많이 모은다기보다 입소문을 타는 영화인 것 같다. 스크린 수보다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크린 수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해 ‘베테랑’은 개봉 첫 날 900여 개에서 상영했지만, 입소문이 난 후 개봉 한 달 내내 800~1000개의 스크린을 꾸준히 차지했고, 1300만 관객을 모은 바 있기에, 스크린수보다 꾸준함과 좌석점유율이 더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