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영화… 77세 배우 박근형의 연기 변신

2016년 8월 17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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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교감이란 단어를 통해 그리고 싶었다던 이서 감독과 세대에 상관없이 두루 어우러지는 영화를 원했다는 배우 박근형이 만나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박근형은 17일 오전 열린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외국의 경우를 보면 나이, 세대에 상관없이 두루 어우러지는 영화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건 때문인지 볼거리가 많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세상의 숨어있는 것들을 꺼내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랜드파더’는 베트남참전용사로 활약했지만 영광을 뒤로한 채 아픈 기억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노장의 일상으로부터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잔잔하게 시작된 영화는 아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전환점을 맞는다. 타살인지, 자살인지 모호한 아들의 죽음과 그 비밀을 밝히려는 아버지이자, 마지막 남은 혈육인 손녀딸을 구하기 위해 나선 노장의 고군분투로 이어지는 ‘그랜드파더’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국내 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최근 제작된 영화 속 노인은 인자하거나 따뜻하고, 삶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영화 ‘그랜드파더’의 주인공 기광(박근형 분)은 전형적인 노인 캐릭터를 벗고 잘못된 사회를 향한 분노를 분출하는 새로운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77세 박근형은 더 이상 어르신이나 회장님이 아닌 비열한 사회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고독한 전쟁을 치르는 인물로 다시 한 번 연기 인생에서 스펙트럼을 넓혔음은 물론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또 자살위장, 청소년범죄 등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해 더욱 생동감 넘치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최근 사회에서는 묻지마 살인, 여혐살인, 자살위장, 청소년범죄, 미성년 성매매 등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영화에서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면서 드러난 진실은 우리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씁쓸함을 자아낸다.

영화는 관객에게 사회적인 약자가 불가능한 싸움에 나설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무언의 물음을 던진다.

특히 가족 간의 갈등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랜드파더’는 이제까지 보기 힘들었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교감과 소통이라는 새로운 드라마를 제시했다. 31일 개봉.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