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인가수 등용문 ‘아메리칸 아이돌’ 15년 대장정 마감

2015년 5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이자 신인 가수의 등용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메리칸 아이돌’이 내년 봄 15번째 시즌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감한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미국 폭스 방송은 14번째 시즌의 결승전을 이틀 앞둔 11일(현지시간) 아메리칸 아이돌이 내년 봄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진행자 라이언 시크레스트를 비롯해 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 배우 니콜 키드먼의 남편이자 뉴질랜드 출신 팝스타 키스 어번, 배우 겸 가수 해리코닉 주니어가 심사위원으로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한다.

시청자와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 경연을 펼쳐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2002년 6월 첫 시즌이 전파를 탄 이래 ‘미국 TV 프로그램 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쇼’라는 찬사와 함께 10년 이상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미상을 세 차례 받은 시즌 1 우승자 켈리 클락슨을 필두로 시즌 4 챔피언으로 아메리칸뮤직어워드(8회), 그래미상(7회)을 휩쓴 케리 언더우드 등 미국 팝계의 특급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시즌 2의 준우승자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던 클레이 에이큰은 지난해 민주당 간판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으나 공화당 후보에게 패해 낙선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친 아메리칸 아이돌이 문을 닫는 까닭은 저조한 시청률에 있다.

해마다 1월 시작하는 것으로 고정된 2003년 두 번째 시즌부터 아메리칸 아이돌은 2011년까지 연평균 2천만명 이상을 TV 브라운관 앞에 끌어모아 장안에 화제를 뿌렸다.

이 기간 비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1위에 오른 것은 아메리칸 아이돌 뿐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은 2006년 방영된 시즌 5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자 수를 3천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상파 방송 4사 중 시청률 최하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폭스는 매해 ‘효자’ 아메리칸 아이돌의 시즌 개막 시점부터 경쟁 채널을 따돌리고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서며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시청자 수가 1천30만명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14번째 시즌에는 900만명으로 또 줄어들면서 폭스 방송이 결국 프로그램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고 경제전문 방송 CNN 머니는 분석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대명사 아메리칸 아이돌, 2016년 마지막 시즌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아메리칸 아이돌이 2016년 1월 15번째 시즌을 끝으로 폐지된다. 배우 니콜 키드먼의 남편이자 뉴질랜드 출신 팝스타 키스 어번(왼쪽), 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가운데), 배우 겸 가수 해리코닉 주니어는 심사위원으로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한다. (AP=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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