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서부 영화가 도전한 ‘다양성’

2016년 9월 13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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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엔터온뉴스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모래가 바람에 흩날리고 강렬한 햇볕이 내리쬘 때, 그 아래 화려하게 총을 돌리며 등장하는 서부 사나이들이 있다. 이들이 50년 만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영화 ‘매그니피센트7’는 1960년에 개봉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1800년대 후반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영화다.

미국 서부 지역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지역을 개척했던 주민들이 아닌 자본주의가 마을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마을에는 정의가 사라지고, 금광 회사에게 보금자리와 목숨까지 빼앗기는 위기에 부딪친다. 그들을 지켜줘야 하는 보안관마저 자본주의의 편이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때, 이들에게 남편을 잃은 엠마(헤일리 베넷 분)는 마을을 구해줄 사람들을 직접 찾아 나선다.

엠마의 앞에는 7인의 사나이들이 나타난다. 처음으로 등장한 샘 치좀(덴젤 워싱턴 분)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총을 쐈다 하면 명중이다. 샘 치좀은 도박꾼 조슈아 패러데이(크리스 프랫 분),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가진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 분), 굿나잇의 절친한 친구이자 암살자인 빌리 락스(이병헌 분), 그리고 수배 전단을 들고 온 샘 치좀과 목숨을 담보로 협상하는 무법자 바스케즈(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분), 곰처럼 생겼지만 신앙심이 깊은 추격자 잭 혼(빈센트 도노프리오 분)과 인디언 전사(마틴 센스메이어 분)까지 7인의 무법자들을 모은다.

원작인 ‘황야의 7인’과 ‘매그니피센트7’의 가장 다른 점은 다양한 인종으로 캐릭터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서부영화에 동양인과 멕시코인, 인디언이 등장한다는 것이 다소 낯설 수는 있지만, 이질감보다는 흥미로움을 배가시킨다. 백인이라 해도 남북전쟁에서 각각 남ㆍ북에 출전했던 신념이 다른 인물들이다. 여기에 여자인 엠마마저 잔 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당시 서부에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왔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대사보다 화려한 액션이 휘몰아친다. 이들은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싸움의 기술을 자랑한다. 패러데이는 화려한 카드 기술과 유머로 상대방의 정신을 쏙 빼놓은 후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며, 빌리 락스는 총보다는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단도들도 재빠르게 상대를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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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락스 역할을 맡은 이병헌의 존재감은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 있어도 여전하다. 이번 작품은 이병헌의 여섯 번째 할리우드 작품이기도 하고, 할리우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정의로운 역을 맡은 영화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선한 역을 맡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가 할리우드에 어떻게 안착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병헌은 에단 호크와 첫 등장부터 젓가락 한짝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이 설명되는데, 빌리 락스는 감춰진 사연을 가진 굿나잇을 남모르게 챙기면서 브로맨스를 그린다. 강한 전사들 속에서 에단 호크는 약간의 변주를 통해 극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13일 전야 개봉.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