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엄마가 또렷이 기억하는 ‘딸의 모습’의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지며 많은 누리꾼들의 눈가가 촉촉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우리 엄마 치매야’라는 제목의 가슴 아픈 사연이 올라왔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으신 엄마는 새것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샤워를 하시는데 추석 때 직장에서 들어온 샤워 세트를 꺼내시더니 아무거나 사용하기 시작하셨다. 치매에 걸린 엄마 눈에는 모든 것이 똑같아 보였고 결국 엄마가 고른 것은 ‘바디로션’이었다.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거품이 안 난다면서 욕실에서 로션 한 통을 다 짜내셨고, 욕실 바닥은 이미 로션과 물이 섞여 난장판이었다.
퇴근 후 돌아온 딸을 맞이하는 것은 발가벗은 몸에 로션을 잔뜩 바른 채 추워서 입술이 파래진 ‘엄마’의 모습뿐이었다.
엄마는 딸을 보자마자 “딸. 이상해 왜 바디워시에서 거품이 안 나지?”라는 말만 반복했고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본 딸은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서 거칠게 엄마를 씻기고 방으로 들어왔다.
유난히 딸에게만 의지하시고, 오빠들 앞에서는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않는 엄마.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들어온 딸은 엄마가 ‘여자’로서, 그리고 평생을 나를 키워준 사랑하는 ‘엄마’로서 너무 안쓰럽고 미안해서 다시 엄마 방으로 다가갔다.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같이 잠을 청하는데, 엄마는 나지막이 딸에게 속삭였다. “우리 딸은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샤워도 시켜주고, 같이 잠도 잔다.”
짜증내고 화낸 모든 기억은 지워버린 채 엄마에게 가끔 잘해드린 것만 기억하시며 딸을 꼭 안아주는 엄마의 모습을 본 딸은 그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엄마의 기억 일부분이 지워진 지금도 무섭고 벅찬데, 앞으로 엄마가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면 어떡할지 막막하고 힘들다. 왜 하필 우리 엄마일까..”라고 덧붙였다.
어쩌면 엄마는 ‘치매’라는 무서운 바이러스에 ‘딸에게 서운한 일’들을 다 넘겨 버린 채 ‘세상에서 가장 착한 딸’로 기억하고 계신 채 아름다운 기억만 간직한 채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엄마에게 잘 해주세요.”,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힘내세요!” 등의 응원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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