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인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합니다”

2016년 10월 10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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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마녀사냥'(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


“이 결혼… 해도 될까요?”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이인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독신주의 여성 A씨(32)에게는 중학교 때 같은 반이 되면서 친해진 ‘게이’ 남사친이 있다. 당시 다소 독특한 말투나 행동 때문에 같은 반 남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었던 그.

A씨는 “그때 제가 말을 걸어주면서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대학 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라며 “전 친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줬고 지금까지 제일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둘의 관계를 설명했다.

연애는 계속 하고 있지만 ‘결혼’ 생각이 없었던 A씨와 친구. 둘 다 상황이 그런지라 “나이 먹어 우리 둘다 혼자면 그냥 집 합쳐서 돈이나 아낄까?” 등의 농담을 자주 하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A씨의 엄마가 9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부터 터졌다.

엄마는 판정을 받기 훨씬 전인 A씨의 20대 중반부터 선자리를 늘 알아보시곤 했다. 또한 후반부터는 하루에 한번씩은 꼭 “결혼해라”, “시집가라” 노래를 부르셨다.

A씨가 “난 평생 살 거다. 강요하지 마라”라고 말해봤자 소용 없었다. 그런 엄마가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하시니 살아계시는 동안 엄마 소원이라면 무엇이든지 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 A씨.

A씨는 “물론 그렇다고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드라마처럼 계약결혼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요”라며 “엄마 평생 소원이니 돌아가시기 전에 꼭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만 당장 결혼할 남자도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끙끙 앓다 친구에게 털어놓자 친구는 며칠 후 “그럼 나랑 결혼식을 올리는 건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친구는 자신의 부모님은 물론 최측근을 빼고는 커밍아웃을 안 한 상태라 자신도 결혼과 아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A씨는 “결혼식만 치르고, 혼인 신고는 안 하고. 각자 연애는 자유롭게 하고. 엄마 살아계실 동안에는 집을 합쳤다가 엄마가 돌아가시게 되면 그때 나누든지 하자고요. 자기집 문제는 자기가 다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결혼은 정말 인생의 큰 중대사이고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데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네요. 결혼하신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문제는 가짜 결혼인데 며느리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 나중에 정말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을 때 이 결혼이 발목 잡히게 될 거라는 것. 멀리 보세요”, “엄마께 여쭤보세요. 내가 결혼하는 그 모습이 보고 싶으신 건지. 내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고 싶으신 건지. 단지 결혼식이 보고 싶으시단 엄마는 없으실걸요”, “서로 윈윈은 무슨.. 누가 봐도 쓰니가 불리한 얘긴데요. 친구의 다급한 심정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 들다니 진짜 친구 맞아요?”, “그게 효도 같아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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