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회복 스승의 반성부터’…퇴직교사 편지쓰기 운동

2015년 5월 1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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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스승의 반성부터’…퇴직교사 편지쓰기 운동

(서울=연합뉴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에 따르면 이 단체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전직 교사들을 중심으로 현역 시절 만났던 제자들에게 ‘반성’의 뜻을 담은 편지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다. 40여년전 제자에게 편지를 쓰는 전직 초등학교 교장 조춘호(67.여)씨. 2015. 5. 14 <<인추협 제공>>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1973년에 3학년이던 윤현이 담임이었는데 이듬해 1학년으로 입학한 여동생 현주의 담임을 맡았었지. 그때 ‘너 같은 애한테 어떻게 현주 같은 동생이 있느냐’고 했던 말이 상처가 됐을 거 같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단다.”

43년간 교편을 잡고 5년 전 교장으로 퇴직한 전직 초등학교 교사 조춘호(67·여)씨는 편지지를 펼쳐들고 ‘고마운 윤현이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이같이 써내려갔다.

그는 40여년 전 가르쳤던 옛 제자 ‘윤현이’를 생각하며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편지지를 채웠다.

“지금 생각하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이 들어. 그렇게 철없는 젊은 여교사가 나였어. 하지만, 윤현이는 오히려 ‘저는 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들었지만, 동생은 똘똘하거든요’라며 웃어주었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직 교사들이 제자들에게 ‘반성의 편지’를 보낸다.

14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에 따르면 이 단체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전직 교사들을 중심으로 현역 시절 만났던 제자들에게 ‘반성’의 뜻을 담은 편지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려면 스승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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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스승의 반성부터’…퇴직교사 편지쓰기 운동

(서울=연합뉴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에 따르면 이 단체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전직 교사들을 중심으로 현역 시절 만났던 제자들에게 ‘반성’의 뜻을 담은 편지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다. 40여년전 제자에게 편지를 쓰는 전직 초등학교 교장 조춘호(67.여)씨. 2015. 5. 14 <<인추협 제공>>
photo@yna.co.kr

편지에는 제자들에게 행여나 상처가 됐을지 모르는 말을 했던 것을 적고, 이에 대해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긴다.

인추협은 협회에 소속된 60여명의 퇴직교사들을 중심으로 운동을 벌여 이를 점차 외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현직 교사 시절 학생들에게 상처가 된 말을 반성한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면서 “전국으로 운동이 확대돼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가 회복돼 교권 회복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추협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인간성 회복을 촉구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인추협은 이 자리에서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 계획도 발표한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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