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겁니까?”

2016년 10월 28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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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네 이웃의 아내'(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


‘첫사랑’의 부고소식, 당신이라면 장례식에 가겠는가.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남친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고 있는 평범한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제게는 10년 전 첫사랑이 있는 2년 연애하다가 헤어졌어요. 이유는 모르고 일방적으로요”라고 말문을 뗐다.

갑작스러운 이별 때문에 A씨는 괴로웠다. 한동안 매일을 술로 버텨야 했으며 자살시도로 3일 동안 의식을 없기까지 했다.

2년 정도 아파하던 A씨는 지금의 너무나 좋은 남편을 만나 현재 아주 잘 살고 있는 상태였다. 과거를 잊은 채.

그런데 얼마 전 SNS를 통해 첫사랑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암투병을 오래 하다가 먼저 갔다고.

A씨는 첫사랑과 이별 후 아예 연락을 끊었지만 첫사랑과 공통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어쩔 수 없이 해당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A씨는 “그래도 2년이라는 추억이 있던 사람이었고 한때는 제가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일찍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계속 편치 않았어요”라며 “하지만 제가 갈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친구를 통해 내 몫만큼 함께 명복을 빌어달라고 부탁했죠”라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A씨에게 화를 내며 “걘 너랑 헤어지고 딴 여자 한번도 만나본 적 없다. 너만 기억했다. 그런 애가 세상을 달리했다는데 가볼 생각을 안하냐”라고 말한 것.

이어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2년 넘는 시간 동안 죽고 못 사는 사이였으면서 그거 한번 들러서 가는 길 빛내주는 게 어렵냐?”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아니 안본지 10년이 다 되가는 애고 친구가 아니라 내겐 젊었을 적 추억의 사람인 거다. 그 사람이 젊은 나이에 그렇게 되었다는 마음도 아프고 명복을 빌고 조의를 표현하고 싶으나 차마 내가 갈 자리가 아닌 것 같아 너에게 내 몫까지 가는 길 잘 배웅해달라 한 것 아니냐”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A씨는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말 할 거면 연락하지 말아라. 니가 이런 식으로 하면 나도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A씨는 안타까움은 컸지만 그 곳에서 울 자신은 없었다.

끝으로 A씨는 “제가 나쁜 거에요? 가야 하나요? 얼굴 안 본지가 8년이고 4년 전 잘 지내냐고 보기 좋아 보인다고 소식 전해 듣는다고 그렇게 인사전화 온 게 다인 사람인데 전남친 장례식에 가야만 하는 건가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고인은 그 친구에겐 친구였고 친구라면 가는 게 맞지만 쓴님한테는 이성이었지요 구럼 쓴님 생각대로 안가는 게 맞아요 괜히 본인의 위치에 쓴님 대입하지 말라 하세요”, “친구가 그 남자를 좋아했을지도”, “혹시 전남친이 암 걸린 거 알고 일방적으로 헤어지자 한건 아닌지..?”, “저라면 갈 것 같아요. 먼길 떠나는데 마지막으로 떠나는 길 잘가라는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 전 사귀었던 연인이고.. 친구이고 하니까요” 등의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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