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준 낮다’고 철회된 서울대학교 시국선언문

2016년 10월 28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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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해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총학생회가 ‘학생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수준이 낮다는 학생들의 비판 때문이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7일 오전 4시쯤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수정하고 이날 오후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 발표일정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문에서 이들은 “지난 26일 총운영위원회에서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시국선언문을 인준했으나 많은 학우분들께서 선언문의 부족한 부분들에 지적해주셨다”며 “총학생회 역시 수정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시국선언문이란 중요한 글인 만큼 학우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기존의 시국선언문 게시글을 삭제하고 글을 수정해 다시 올리겠다. 부족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학우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시국선언문 게시물을 삭제했다.

앞서 총학은 전날 저녁 10시 30분께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총학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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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시국선언문 속에는 “대통령이 아닌 어두운 그늘 아래 있는 누군가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국가권력의 칼날이 향할 곳을 통제는커녕, 짐작할 수조차 없음을 의미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이 담겼다.

이어 “현 시국은 정국을 평론할 지성이 아니라 정국을 바꿔낼 지성이 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며 “우리는 공화정의 구성원으로서 저항의 선봉에 설 것”라고 말했다.

시국선언문이 공개된 후 스누라이프에는 시국선언문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심지어 발표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한 서울대생은 “한 글에 의미가 불분명한 ‘공화정’이란 단어가 9번이나 반복되고 현 시국에 비해 선언문의 내용이 힘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한 학생은 총학생회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앞서 시국선언 등을 했던 학교들을 언급하며 “취지는 좋지만 ‘선봉’이란 단어 사용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 역사를 주체적으로 이끄는 게 서울대생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이에 총학생회는 이날 새벽 4시께 시국선언문 철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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