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vs 네이버 ‘캐릭터 전쟁’ 달아오른다

2015년 5월 15일   정 용재 에디터

다음카카오, 캐릭터사업 카카오프렌즈 분사
네이버, 라인프렌즈 매장 세계 무대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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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다음카카오[035720]가 캐릭터 사업 카카오프렌즈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기로 하면서 올해 네이버와의 불꽃 튀는 ‘캐릭터 전쟁’을 예고했다.

다음카카오는 높은 전문성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한 카카오프렌즈의 빠른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먼저 설립한 캐릭터 사업 전담 법인 라인프렌즈를 전 세계를 무대로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 오프라인 매장서 인기몰이…유통·게임도 진출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4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069960]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플레이 위드 카카오프렌즈’를 열면서 카카오톡 캐릭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어 서울 목동·삼성동,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3주간 운영하며 인형, 쿠션,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판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주 만에 모든 매장이 평균 매출 5억∼6억원을 달성한 것.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는 신촌과 코엑스, 광주, 대구, 부산의 백화점에 팝업스토어가 아닌 정규매장 브랜드스토어를 차려 총 80여종 400여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와 달라 평균 매출액은 5억∼6억원에 조금 못 미치지만 인기몰이는 꾸준하다.

다음카카오의 캐릭터 사업은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유통 분야까지 확장했다.

삼립식품[005610]이 출시한 ‘샤니 카카오프렌즈 빵’은 제품에 포함된 캐릭터 스티커를 모으려고 빵을 구매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던킨도너츠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핫초코 컵을 카카오톡 캐릭터 모양으로 만든 결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나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네이버도 비슷한 시기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1층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상품 정규매장인 ‘라인 프렌즈 스토어’를 열고 인형, 볼펜, 머그컵 등을 판매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잠실점, 제주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 국내뿐 아니라 뉴욕 맨해튼에도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오픈했다.

다음카카오보다 2개월 앞선 지난 3월에는 캐릭터 사업을 전담하는 단독 법인 라인프렌즈를 설립,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건물 3개 층을 각각 특색있는 테마로 꾸민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했다.

이밖에 라인 캐릭터를 적용한 모바일 게임 ‘라인레인저스’를 내놓은 데 이어 여름을 앞두고 카페베네와 함께 라인 캐릭터 눈꽃빙수를 출시하는 등 게임, 유통 분야로도 영역을 넓혔다.

온라인에서도 이모티콘과 스티커,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등이 인기를 얻어 라인의 지난해 4분기 캐릭터 관련 매출은 2천217억원에 달했다.

라인프렌즈는 이달 중 중국 상하이에 정규매장을 열 예정이다. 또 4DX 형식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라인프렌즈 캐릭터 테마파크’는 8월 태국에서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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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카카오는 국내, 네이버는 해외에서 우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국내, 해외에서 캐릭터 전쟁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카카오는 폭넓은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캐릭터 역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호감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아울러 올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신규 법인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성과가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해외 시장에서는 얼마만큼 재현될지 의문이다.

다음카카오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카오톡의 월간이용자수(MAU)는 국내 MAU 증가에도 지난 분기와 유사한 수준(4천821만명)을 보여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주춤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15일 “아직 국내에서 확대해야 할 분야가 많기 때문에 당장 해외 시장 진출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일단 브랜드스토어를 늘리고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는 쪽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는 해외 분야에서 다음카카오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라인 자체가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13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팝업 스토어와 테마 전시장을 개장해 성과를 낼 정도의 노하우도 갖췄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라인이 폭넓은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캐릭터 매장을 찾는 고객도 아직은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캐릭터 사업 자체의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들이 생활 속에서 라인을 더 많이 접하고 친숙해지도록 하고자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3년 내 1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세계 곳곳에 신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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