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간 성관계를 갖지 않은 남자친구의 ‘실체’

2016년 10월 31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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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ettyImagesBank/미즈넷


“차라리 몰랐으면 속이 편했을 수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남자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로 31세의 여성 A씨는 2년 전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남자친구는 인상도 서글서글했고, 언제나 늘 친절한 미소로 사람들을 대했다. 1년 넘게 단골로 ‘일부러’ 그 곳을 찾던 A씨의 적극적인 대시로 현재 8개월 째 교제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까지 연애를 하면서 이렇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남자는 처음이었어요. 굉장히 세심해 제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인지 한번 보거나 들으면 기억을 해놨다가 그대로 해주는 남자였습니다”

다만 A씨가 마음에 걸리던 점은 8개월을 만나면서 두 사람이 한번도 잠자리를 갖지 않은 점이었다.

A씨는 “저도, 그 사람도 이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저는 굉장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라며 “(잠자리에 관해)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낸 적도 없고 제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민망한 것 같아서 언젠가는 은근히 표현을 하겠지 하면서 100일도 기다려보고 6개월도 기다려봤는데 반응이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전, 자취하고 있던 남자친구가 자신의 집을 A씨를 초대했다. A씨는 이를 나름대로의 ‘신호’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직접 만들어준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은 뒤 차를 마시던 중 남자친구는 “영화 예매해놨으니 그거 보고 집에 데려다줄게”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의 예상과 다른 전개에 당황했고 곧이어 화가 났다. 자신이 그렇게 매력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결국 A씨는 “’이럴 거면 왜 집으로 불렀어.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냐. 우리 만난 지 6개월도 넘었는데 언제쯤에야 더 가까워질 수 있냐’라고 소리를 치니까… 그 사람이 당황해면서 뭔가 말을 하려다가 계속 머뭇머뭇하더군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머뭇거리던 남자친구가 A씨에게 건넨 서류봉투. 남자친구는 “그거 보고도 나한테 마음이 있으면 연락해”라고 말했다.

A씨는 “전 무슨 병원 진찰 결과서 같은 건 줄 알았어요. 성기능 장애라든가. 무정자증 같은 거? 좀 더 심하게 앞서가면 게이라든가… 그런 게 아닐까 짐작했어요. 성관계를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건넨 서류 속에서는 경찰 조사서부터 검찰에서 조사 받은 내용, 법원 판결문 등이 들어있었다.

A씨는 “남자친구가 5년 전에 친구와 둘이서 술을 마시고 혼자서 귀가하던 길에 지하철 상가 앞에서 앞에 가는 여고생을 넘어뜨리고 입고 있던 바지를 벗기려고 했다는 거에요. 그 여학생은 넘어져서 팔과 다리가 까졌고 남자친구는 그 자리에 누워서 그대로 있다가 체포되었다는 그런 내용이었죠”라고 말했다.

이어 “죄명은 강간치상이었고요. 다행히 바지를 다 벗기거나 더 큰 일은 없었어요. 증거물로는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가게의 영수증이 있었는데 둘이서 마셨다는 가게 주인의 증언에 소주 7병하고 맥주 2500cc를 소맥으로 마셨다는 내용이더군요”라고 말했다.

어쩐지 A씨와 만나면서 그는 맥주 500cc 이상을 마신 적이 없으며 소주를 먹는다 해도 반 병 이상은 마시지 않았다. 이제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으나 이런 일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결문 속에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더불어 피해자 부모님의 강력한 처벌 요구로 그는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때 그는 ‘난 여자를 사랑할 만한 자격이 없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당시만 해도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한 A씨, 이제야 모든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A씨는 “제 마음은 아직도 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2년 6개월이나 교도소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조금 꺼림칙한 건 사실이네요. 이 곳에 있는 글들 읽어보면 한번 그런 사람은 다시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데… 하지만 그 사람이 절 대하는 행동들을 보면 정말 세상에 다시 없는 착한 사람이거든요. 자상하고 배려해주고 화 한번 안 내며… 제가 하는 거 다 아무 말 없이 지켜봐주고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한편으로는 그 피해자분에게 정말 몹쓸 짓을 한 건 아니니까 실수라고 생각하자 싶다가도… 만약 나나 내 동생이 이런 일을 당했으면 용서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8개월 동안 얼마든지 나하고 잠자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냥 말 안하고 결혼할 수도 있는 문제였는데… 그러지 않고 자신의 모든 치부를 나에게 공개한 모습 때문에 또 다시 고민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헤어지세요. 이걸 왜 고민하지”

“길가다가 강간미수범을 만나보시면 아마 생각이 달라지실 거에요”

“가정폭력 남편을 둔 부인: 우리 남편은 술 안마셨을 땐 항상 상냥하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집안일도하고 아이들도 잘 놀아줬어요. 결국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죠”

“결혼하세요~ 왜 다들 말림? 위험한 남자 한 명 데려가는 건데”

냉소적인 반응을 넘어 결혼을 추천하기까지. 대부분 그녀의 고민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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