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에게 신장이식한 30대 막내, 형제애로 ‘뭉클’

2015년 5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무섭고 무뚝뚝하기만 했던 큰형님이 하루가 다르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만성신부전증을 겪는 형에게 열살 어린 동생이 신장을 기증한 ‘따뜻한 형제애’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김송배(46)·성국(36)씨 형제가 신장이식을 위해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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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도록 만성신부전증을 앓아 온 형 송배씨를 위해 성국씨가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기로 나선 것이다.

4형제 중 첫째인 송배씨는 막내 성국씨에겐 무섭고 무뚝뚝한 거목 같은 형이었다.

성국씨는 “아버지나 다름없던 형님이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투석을 받은 뒤로 급격히 힘들어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고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그는 망설일 것도 없이 기증 의사를 밝혔으나 동생의 건강을 걱정한 형이 한사코 거절해 이제야 수술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성국씨는 수술날짜가 다가올수록 “신장 하나가 없는 삶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 걱정이 됐지만 형제간 우애를 돈독히 한 좋은 기억으로 평생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평소 낯 간지러운 말을 잘 못하던 형님이 수술 직전 제게 보냈던 ‘고맙다’는 문자는 제가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 짠한 말”이라며 “앞으로 형이 더 건강하고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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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장이식 수술은 성빈센트병원 간담췌혈관외과 원용성 교수와 비뇨기과 이승주 교수가 맡았으며, 두 형제 모두 퇴원 후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한편, 성빈센트병원은 1987년 경기도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으며 최근 다기관 협진 의료체계를 통한 이식수술 분야 재도약을 선언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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