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촛불집회 안 간다고 욕 먹었습니다”

2016년 11월 3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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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뉴스 캡처 및 네이트 판


최근 곳곳에서 일어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 그런데 이 집회참여를 두고 친구와 갈등이 빚은 한 여성이 있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촛불집회 안 간다고 개념없다는 소리 들었어요’라는 제목으로 20대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며칠 전 ‘촛불집회’를 간다던 친구로부터 함께 가자는 제의를 받은 글쓴이 A씨.

하지만 A씨가 “난 못 간다. 출근도 해야 하고 일 끝나고는 약속이 있다”라는 이유로 거절하자 친구는 “난 일도 휴무내고선 간다”라며 A씨를 나무랐다.

하지만 이러한 친구의 모습이 A씨는 황당했다. A씨는 “저는 스무 살 넘어서부터 지금까지 몇 년 동안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 참여했고요. 한번도 빠진 적도 없고 일 다니면서 출근 전 아침 일찍 가서 투표하거나 일, 시간 안 맞으면 퇴근하고 가서라도 투표 꼭 했거든요?”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안 하면 정말 정치인들이 국민 우습게 볼 거 같아서 찍을 사람 없어도 억지로라도 찍었어요. 네. 물론 제가 뭐 정치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뉴스도보고 기사도 보면서 대충 어떻게 돌아간다는 건 알고 있었고. 그렇게 소신 있게 투표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정말 찍을 사람이 없을 땐 ‘기권’이라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친구는 “그럴 거면 뭐 하러 투표하냐”라고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아니 투표를 어떻게든 했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지는 아예 가지도 않고선. 가서 기권이라도 해야 20대 투표율자체가 높아지기라도 할 거 같아서 그런 건데 말이죠”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실 그동안 봐온 친구는 투표하는 날마다 애인이나 친구와 1박2일 여행 등을 가는 등 ‘노는 날’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 지금의 이러한 행동이 A씨에게는 더욱 황당하게 느껴지는 것.

A씨는 “집회가는거 좋죠. 근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걸로밖에 안보였어요. 물론 평소 투표도 하시고 집회까지 가신 분들 존중합니다!”라며 “물론 지금이라도 집회참여하고 정치 관심 갖는 건 좋은데 진짜 우습더라고요 평소에 투표권 행사하지도 않다가 ㅋㅋ 지금 나라에서 난리가나니까 ㅋㅋ 갑자기 깨시민인 척. 개념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척”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친구는 촛불집회 안가는 저를 애국자도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길래 넌 투표도 안하고 뭘 그러냐고 한 소리 했습니다 ㅋㅋ 그랬더니 투표랑 이거랑 같냐고 하더라고요? 오마이갓 이런 X신 같은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지”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은근히 많더라고요. 특히 20대분들 투표하는데 얼마 안 걸려요 평소에 투표 좀 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먼저 A씨의 의견에 공감하는 의견들이다.

“자기 집회 갔다고 페북이나 인스타에 인증샷 올려서 깨시민 코스프레 할 듯. 나중에 그렇게 인증샷 올리면 댓글로 투표 인증샷이나 올리라고 하세요”

“근데 요즘 최순실 사건 한창 떠드니 이제서야 애국자 나셨음. 최순실 사건 물어보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흥분만 할뿐. 솔직히 한심함”

“회사 휴가 써서 집회 가지 말고 국민의 권리인 투표나 하고 말하라 해요. 일부러 시간까지 내주는 투표는 안하고 염병할 휴가까지 써가면서 뭔 집회를 가”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이 시국에 보기 좋은 글은 아닌 것 같네요. 시위 안가는 거야 자유지만 이 시국에 자랑거리는 아니죠. 두분 다 비슷해 보입니다. 관심이 필요한 때인데”

“근데 난 친구분이 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깬 시민이라도 하는 척 하는 게 더 올바르다고 생각함 ..지금 사태를 잘 알든 모르든 추운 날 촛불집회 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니 거기에 있는 분들께 매우 미안하다고 생각함”

“집회를 가는 것도 안 가는 것도 민주사회에서 자유임. 근데 이 시국에 집회참석 안 하는 이가 애써서 집회참석 하는 친구를 깔 수는 없는 것임. 친구분은 일단 현 문제를 두고 집회참석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까임방지권입니다”

해당 사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투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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