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영화 ‘하녀’ 및 MBC ‘모두 다 김치'(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네이트 판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입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일선물로 하수구 머리카락 제거기 받은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남편으로부터 생일선물로 ‘하수구 머리카락 제거기’를 받았다.
A씨는 “비닐봉지에서 꺼내보니 긴 플라스틱으로 된 하수구 머리카락 제거기더군요. 남편은 절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직접 자기가 시연을 하고 하수구를 잘 관리하라고. 화장실이 딴 데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하수구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실 A씨의 남편에게는 자신은 인정하지 않으나 강박증,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체면에 관련된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했기 때문.
그리하여 A씨는 결혼 후 늘 키 167cm에 51kg를 유지 중이며 이를 위해 수영, 필라테스, 요가를 다니고 있다. 남편은 A씨가 조금이라도 뚱뚱해지는 것에, 새치 한 올이라도 나는 것에 질색 팔색을 한다.
A씨는 “집에서도 항상 단정하게 하고 있으라고 해서 양말 위에 슬리퍼 신고 옷도 너무 편해보이지는 않고 품위 있으면서 집안일 할 때 좋을 것 같은 거”라며 “남편이 직접 골라준 디자인, 컬러로 입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청소 및 정리에도 집착했다.
A씨는 “남편이 원하는 건 특급호텔 수준이기 때문에 쓸고 닦고 정리하고… 솔직히 집 관리하는 데만 매일 반나절 이상입니다. 집 관리하느라 너무 바빠서 운동도 새벽에 다니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 휴지가 끝이 나와있는 게 싫다고 삼각형으로 접어서 롤 부분에 바짝 붙이라고 직접 접는 법을 시연할 정도니까요. 식사도 국이나 찌개 1가지, 밑반찬 3개, 볶음이나 구이 등 메인 반찬 2가지 있어야 먹지 없으면 먹을 게 없다고 뭐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가끔씩 그런 남편이 이해는 안 가도 집안일이 제 업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왔다는 A씨.
하지만 그렇게 A씨가 1, 2년을 보내고 나니 ‘대체 나라는 존재는 뭔가, 그냥 청소기나 물? 이 집의 부속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하는 곳에서 친구를 사귀려고 해도 집안일 때문에 시간이 없다. 운동 끝나고 밥 먹거나 커피 한 잔, 그 정도가 전부이다. 남편은 시계추처럼 늘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귀가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집 ‘세팅’이 완벽해야 하기 때문.
심지어 한번은 노트북 마우스 커서 혼자 휙휙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는 A씨. 그 땐 고장인 줄로만 알았지만 얼마 전 남편의 잠옷을 사기 위해 주문을 하려던 중 남편으로부터 “그거 사지마”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남편이 노트북마저 ‘원격’으로 지켜보고 있던 것. 이후 A씨는 노트북을 잘 사용하지 않게 됐다.
그러던 와중 A씨는 생일선물로 ‘머리카락 제거기’를 받은 것이다.
결국 참기 힘든 기분에 A씨는 남편에게 “난 그냥 집 관리하고 밥 하는 가전제품 같은 거냐. 너무 외롭고 힘들다. 결혼 전처럼 회사 다니고 싶다”라고 말해버렸다. 눈물이 왕창 쏟아졌다.
하지만 그런 A씨의 모습에 남편은 “요새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목욕이나 한번 하고 와라”라는 말을 건넸다.
평소 목욕을 좋아하는 A씨를 위한 말이었다. 그렇게 A씨가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나오니 거실 테이블 위에는 비닐봉지와 임신테스트기, 칼슘, 수면유도제가 자로 잰 것 마냥 나란히 각 맞춰 있었다.
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A씨는 “비닐봉지는 앉아있거나 잘 때 또 속이 안 좋을 수 있으니 화장실 못 갈 정도로 급할 때 거기다가 토하라고 줬고요. 임신테스트기는 감정기복이 심하니 임신일지 모른다며 해보라고 또 신경이 예민할 때는 칼슘부족일지 모르니 칼슘을 먹고 그래도 힘들면 수면유도제를 먹어보라네요”라고 말했다.
당장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A씨.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힌 듯 했다.
끝으로 A씨는 “정말 제가 이상한 걸까요? 남편은 우울증은 약을 먹으면 된다고 병원에 가라는데 전 병원에도 가기 싫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저기 죄송한데 당신 남편 미친 것 같아요”
“남편이 사육을 하네요. 님 점점 길들여지고 세뇌당할까 겁 납니다. 제3자인 내가”
“진지하게 얘 없을 때 헤어지세요. 멀쩡한 사람도 미치게 할 것 같은데? 저런 사람과 평생을 살 자신 있어요?저런 환경에서 자랄 아이들은? 가정을 유지한다 버틸 수 있다 이전에 본인 행복을 생각해요. 별 또라이 미친놈 다 보겠네”
“님 지금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어요. 검색해보시고요 꽤 진행된 거 같은데 그 남자랑 계속 같이 있다간 스스로 정상이라고도 생각 못하고 스스로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계속 검열하게 될 거에요. 남자가 사람 미치게 하는 스타일인데 도망가야 해요 안 그럼 나 자신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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