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 ‘자폐아 아이를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 vs 등교 거부하는 학부모’, 도대체 누가 문제?

2016년 11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A colorful plastic slide and tunnel in playroom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어린이집 교사의 고민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20대 후반의 어린이집 강사 A 씨는 담당 반에 ‘자폐아’ 학생이 들어와 원내에서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긴다고 밝혔다.

몇 달 전 자폐아를 둔 한 어머니가 어린이집으로 찾아와 제발 우리 아이 좀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다행히 아이는 심각한 자폐아의 수준이 아니라 비장애와 장애의 경계선에서 살짝 장애인 정도의 수준인지라 교육만 잘 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물론 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는 일반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며 스스로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며 사정했다.

이미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거쳐온 어머니는 아이가 그곳에서 모든 일을 도움받으며 생활하다 보니 조금씩 더 나약해지는 모습을 본 어머니는 결국 일반 아이들과 생활하기를 원하셨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폐 아이를 적응시키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아이들과 싸우는 것은 물론, 대소변 실수도 잦았고 혼자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매일 출근하면서 ‘꼭 오늘은 어머님께 말씀드려야지’라고 결심했지만 잘 안돼도 배운 걸 스스로 하려는 아이가 눈에 밟혀 ‘조금 더 지켜보자.’라는 생각에 어느덧 시간은 흘러가 버렸다.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눈에 띄게 밝아지며 어린이집 친구들과도 함께 잘 어울려 지냈다.

그런데 얼마 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같은 반 학생들이 어린이집을 오지 않겠다는 항의 전화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알고 보니 자폐아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몇몇 학부모들은 아이를 자폐아와 한 공간에서 공부시킬 수 없다고 ‘등교’를 거부시켰고, 아이들에게도 자폐아와 함께 노는 것은 아니라고 당부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조금씩 자폐아 아이와 멀어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가장 난감한 A 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장애가 있든, 범죄자의 자식이든 어떤 이유로도 아이를 거부하거나 나가라고 할 수 없으므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자폐아 어린이 부모님의 마음도, 같은 반 학무모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되는 상황.

누구 하나 탓할 수 없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 도대체 누구의 욕심이 더 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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