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하나가 없어졌어요” (feat. 성병)

2016년 11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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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 판


갑자기 찾아온 성병과 눈에 띄게 줄어든 부부 관계, 그리고 사라진 콘돔?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콘돔이 하나가 없어졌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열 살 차이 나는 남편과 결혼한지 겨우 세 달 되었다는, 아내 A씨는 “전 아직 22살이고 남들보다 빨리 결혼한 편이에요. 아이는 아직 없고 앞으로도 몇 년은 가질 생각은 없어요. 휴학하면서 결혼한 거라 다시 학교 다녀야 해서요”라고 말문을 뗐다.

문제는 결혼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발생했다. A씨가‘성병’에 걸려 일주일 정도 입원을 했던 것. 그리하여 둘은 한달 정도 잠자리를 가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A씨는 “균이 다섯개가 나왔는데 그 중 기억나는 건 클라미디아? 밖에 없어요”라며 “남편을 의심했지만 서로 잠자리를 하면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별탈 없이 넘어갔어요. 그리고 한 달 후 다 나았다는 결과를 받았죠”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다 나은 남편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이틀에 한 번 꼭 잠자리를 가지던 사람이 그때부터 횟수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다가가봐도 피곤하다며 자는 모습에 안쓰러움도 잠시 A씨는 점차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엄청, 엄청 많이.

그리고 며칠 전 A씨네 집에 A씨의 몇 없는 친구가 놀러왔다. 남편은 얘기를 듣자 “내가 있으면 불편하니 피해주겠다”라고 말했다.

야간에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의 퇴근시간은 아침, 즉 남편이 피해주겠다는 것은 아침에 퇴근 후 집으로 오는 대신 모텔에서 잠을 잔 후 곧바로 출근하겠다는 뜻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인 A씨. 그 날은 그렇게 남편의 배려로 친구와 즐겁게 놀게 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퇴근한 남편이 “모텔에서 이것 저것 챙겨왔다”라며 여러 가지를 건넸다. 그 중에는 ‘콘돔’이 있었다.

솔직한 마음으로 ‘왜 쓰지도 않을 걸 가져왔지?’라고 생각한 A씨는 자세히 보니 총 콘돔 한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순간 멍해졌다. 결국 A씨는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오빠 왜 콘돔이 하나가 비어?”

“응. 한 개는 사무실 동생이 달래서 줬어. 콘돔 2개인 거 어떻게 알았어?”

“왜 몰라. 나머지 한 개 자리가 비는데”

“응. 맞아. 어제 모텔에서 자고 왔다고 했거든. 이것 저것 가져왔다니까 한 개 달래서 줬어. 커피랑 면도기도 있을 거야”

“수상해”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모텔 알려줄게 씨씨티비랑 주인한테 물어봐. 모텔에서 자고 싶어서 잔 것도 아닌데 의심이나 받고 ㅇㅇ동 ㅇㅇ모텔 ㅇㅇㅇ호 오전11시부터 대실 오후 9시 퇴실. 의심하고 그러지마. 당하는 사람 기분 정말 별로야”

결국 남편에게 온 전화를 받자 남편은 “너 입장은 이해하는데 억울해. 믿어주지도 않으니까 답답해”라며 “아니 모텔에서 잔 거 뻔히 알면서 콘돔 하나 없어졌다고 별 거 아닌 걸로 의심하니까 그렇지”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A씨에게 이 상황은 ‘별 게 아닌’ 상황이 아니었다.

남편은 믿어주지 않은 것에, A씨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남편에 서로 단단히 속이 상한 듯 했다.

A씨는 이러한 의심에 대해 결혼 전 만난 다른 남자친구의 트라우마는 아닌지 걱정이라고.

A씨는 “그 남자친구도 열 살이 많았는데 절 굉장히 힘들게 했거든요. 술만 마시면 연락두절. 집에 있다면서 노래방”라며 “그래서 그런지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전부를 믿진 못해요. 모든 것을 믿었다가 한번 뒷통수 당하면 그 실망감과 속상함이 엄청 클 것 같아서… 다 믿지 않으면 그 속상한 게 덜할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남편 말이 모두 믿기지 않아요. 믿긴 하지만 조금은…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제가 여전히 그 말들을 못 믿고 의심하는 게 잘못된 건가요? 결혼이 후회되는 밤이네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뭘까.

“성병 걸려오는 남편이라니”

“성관계로 옮겨지는 거면 성병입니다. 부부 간에 저렇게 심각해지지 않아요. 성병의 종류도 엄청 많고 남편한테 비뇨기과 가라고 했다면 남편이 문제가 있는 거에요. 의사는 알지만 부부 싸움 나고 이혼할까봐 더 자세히는 말 안 해요”

“클라미디아의 경우 여자가 무증상인 채로 계속 보균상태로 있을 수가 있어. 즉, 남자가 옮긴 게 아니라 여자가 이전에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해서 클라미디아가 감염된 상태로 무증상으로 계속 지내왔을 수도 있는 질환이야 그러니까 의사는 당연히 꼭 외도 때문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거지”

“근데 저도 가끔 출장 가서 남는 칫솔이랑 콘돔 들고 나와서 회사 동생들 장난 삼아 주고 웃고 그랬는데… 남편 평소 행실이 중요할 듯 싶네요”

“그냥 맘 편하게 CCTV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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