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예정인 여자친구의 수상한 19금 취미생활, 몰래 처분했습니다

2017년 1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SBS ‘별에서 온 그대'(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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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의 BL 만화책 때문에 고민에 빠진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예정인 여친의 이상한 취미생활 이해해줘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세살 어린 서른두 살의 여자친구와 올 4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글쓴이 A씨.

A씨는 “예비신부가 책을 무척 많이 봅니다. 숨쉬는 것처럼 책을 가까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단아한 매력이 있고 그 모습에 반해 긴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식은 4월이지만 이미 신혼집을 마련해둔 상태라 A씨와 예비신부는 가구나 살림 등을 미리 들여놓기 시작했다.

A씨는 “여자친구 방에 가니 책이 천 권은 훨씬 넘어보였습니다. 시집, 인문학, 만화책 등등 가리지 않더라고요. 도저히 신혼집에 다 들어가지 못하여 서로 대화 끝에 일부 책은 중고서점에 판매하고 중고서점에도 받아주지 않는 책들은 이사할 때 이삿짐센터에 맡겨 같이 쓰레기 처리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는 와중 A씨는 여자친구의 이상한(?) 취미를 알게 되었다. 18세 미만 구독불가라고 쓰여있는 BL 만화책이 있었기 때문.

A씨는 “당연히 그 책을 버릴 줄 알았는데 거기서도 책을 고르더라고요. 당황스러웠지만 농담조로 ‘나이가 몇 살인데 만화책을 챙겨?’라고 묻자 여자친구는 ‘스토리가 무척 마음에 들고 재밌는 책’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순간 제가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여자들은 저번에 맥심 잡지표지로 트집 잡더니 자기네들은 음란물도 당당히 즐기고 좋겠네’라고 말해버렸죠”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여자친구는 “다른 문제다. 문제의 핵심을 잘못 알고 있다. 영화나 소설이나 음악이나 성묘사가 있으며 다 19세 관람불가인 게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A씨는 “저한테 따지는 모습이 되려 당당하길래 ‘동성애자한테 관심 있냐? 너 참 이상하다. 남자끼리 그런 거 하는 책을 어떻게 읽냐’라고 말했습니다. 여친은 BL이 여러가지 책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여자친구가 방을 빼는 날 이삿짐 센터를 통해 문제의 그 책이 들어있는 박스까지 처분해달라고 ‘몰래’ 부탁했다.

신혼집에 짐을 옮긴 뒤 여자친구는 울상이 되어 이삿짐센터에 전화해 박스 분실신고를 했고 어느 고물상에 팔았는지까지 알아봤지만 잃어버린 책, 정확히는 버려진 책을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여친이 오래된 책들은 품절되어서 살 수도 없다고 하네요.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 속이 시원했습니다. 저라고 다른 사람 물건 막 버리고 싶겠습니까”라고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어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얼마 전 또 그런 만화책을 사와서 책장 안 보이는 곳에 꽂아두었더군요. 장기전이 될 것 같습니다. 하물며 집들이도 하고 부모님도 오실 텐데 누가 보면 무슨 망신인가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결혼할 여자 물건 물어보지도 않고 싹 버리는 건 결혼할 남자의 도리라고 생각하냐?
그게 정 싫으면 안 만나면 되지 왜 네 눈에 맞게 여자를 개조하려고 해”, “넌 네 하드에 있는 야동들은 다 지우고 결혼하는 거냐?”, “여친한테 당장 얘기해주고 싶어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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