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를 위해 본가에 일찍 방문 하지 않는 게 죽을 죄인가요?”(사진 3장)

2017년 1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KBS 별도 달도 따줄게(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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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시집살이에 지친 한 남성의 고민 글이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 사는 33세 남성 A 씨는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루하루가 한국 방문을 기다리며 들떠야 하던 이 시점에 A 씨의 마음은 편안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내의 임신 때문이다.

영주권 문제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어 아내와 미국에서 계속 살았던 A 씨는 “영주권 문제 때문에 임신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 영주권 승인 확정이 났다”며 “그 이후에 미래가 명확해졌기에 2세를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늘에서 내려주는 아이가 마음대로 될까? A 씨 부부는 매일 밤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과는 허탕이었다. 1년간 자연시도를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아 점점 초조해진 A 씨 부부가 급기야 인공수정을 알아보던 찰나였다. 극적으로 아내가 임신이 되어 기뻐하던 a 씨는  A 씨는 “99% 임신 확정이라고 생각 후에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며 “그제야 양가 부모님도 임신했다는 소식에 너무나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린 게 갈등의 시초였다.

임신 초기에는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초산의 경우는 유산될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A 씨의 아내는 유산수술받은 전력도 있었다. 힘들게 된 임신이었기에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았던 A 씨는 약간의 가능성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

A 씨는 “아내가 속한 직업군 자체가 스트레스도 커서, 직장도 당장 그만두게 했다”며 “한국에 귀국해서는 시댁도 들르지 말고, 운전도 하지 말고, 무조건 몸조리하며 태교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혹여나 스트레스받을 까봐 A 씨는 이번 한국 방문에는 본가도 들리지 않을 계획을 잡았다. 그렇기에 A 씨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초기에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안정을 취하는 게 중요하길래, 힘들게 된 임신이니만큼 도착 후 산부인과만 들러 집에서 쉬겠다”고 설명했다. 혹여나 어머니가 섭섭해할까 봐 A 씨는 “설에도 저도 없는데, 혼자 임신한 몸으로 시골(A 씨 할머니 댁 강화도) 까지 가는 건 너무나 무리라 생각해서 집에 있으라고 말씀드렸습니다”라고 상황설명을  했다.

이에 어머니도 “각자 다른 생각이 있으니깐, 자기가 맞는 걸 하는 게 맞겠지.”라며 “그러나 엄마는 그래도 시댁에 들렀으면 좋겠다, 그러나 강요하진 않는다, 잘 생각해봐라”고 대답했다.

곰곰이 생각한 A 씨는 시댁에 갈까도 생각했으나 도무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처가에서도 아내를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아내와 상의 끝에 본가에는 가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 가운데 아내가 먼저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 아내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온 A 씨가 다시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자, 순간 싸늘해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의 말투가 전보다 까칠해진 것. 이에 A 씨가 처가에서도 돌볼 수 없는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음에도, 어머니는 “이런 건 시댁을 무시하는 거다, 이런 일 있으면 본인이 직접 이야기를 해야지. 왜 너를 통해서 이야기하냐”며 “얼굴 보고 얘기하는 거랑 너 통 해서 얘기하는 게 같냐? 무엇을 번잡하게 다 오냐, 그렇게 쉬고 싶으면. 네 처가서 푹 쉬다 돌아가라 올 필요 없다”고 언급하며 불같이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 바뀐 어머니의 태도에 당황한 A 씨는 “저는 어머니의 아들 이전에 출가한 한 가족의 가장이다”라며 “그 와중에 아내가 한국에 도착하여, 어머니한테 전화를 두 번 드렸는데 모두 받지 않아 카톡을 남기셨다”고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아내는 이런 상황을 모른 채 다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이에 어머니는 화를 내지 않았지만 “집에 올 필요 없으니, 친정에 있으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아내는 동네산부인과에서 임신 확진을 받고는 기뻐했다. 카카오톡 가족 단체 채팅방에 임신 사실을 알린 아내. 그러나 본가 식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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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트판 (당시 아내가 올린 카카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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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가까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가족들을 보고 화가 난 A 씨는 “저는 마지막에 누나가 보낸 메시지가 근본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부모로서 준비 차근차근히 하고 있다’ 라고 답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 날 회사에서 근무하던 A 씨에게서 누나의 카톡이 날라왔다. 다음 아래는 누나와 대화를 했던 A 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누나: ##(A 씨)아, 나 너무 속상해서 잠을 못 자고 있다. 너희 이렇게 엄마 아빠한테 철없게 굴 거니?

A 씨 : 내가 엄마한테도 말했지만 어렵게 한 임신이고, 약간의 가능성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조심하고 싶다고 집이랑 강화에 들르지 말라고 한 거야. 누나는 임신이 잘돼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허니문 베이비 낳고 2년 후 또 한 명) 우리는 인공수정까지 알아보다가 어렵게 된 임신인데. 어떤 이유로 인해서 만약에 유산될 경우, 다시 임신하는데 한 달이 걸릴지, 일 년이 걸릴지, 영영 안될지 모르는 일이고 우리도 나이 먹어가면서 점점 임신 가능성이 작아지니 지금 할 수 있을 만큼 조심할 거야.

누나: 너희가 미국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시댁에 들르는 게 예의야. 멀리서  도착했으면 엄마한테 전화도 드리고 해야지

A 씨: 엄마도 처음에 임신했다고 보이스톡 할 때는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임신 안될까 봐 경주에 어떤 한의원 알아봤다고 할 정도셨는데, 내가 안 간다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계획이 있으니 3주만 기다려달라고 이렇게 정중하게 말했는데도 무턱대고 불같이 화를 내시니 뭐라고 더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전화 두 번 했는데 엄마가 안 받으셔서 메시지 남겼대. 다음 날 아침에 했고.

누나 : 멀리서 왔으면 시댁부터 들러야지. 얼마나 멀다고 들리지도 않니? 임신은 둘째치고, 집안에 어른들도 있으면 예절을 지켜야지

A 씨: 누나는 우리가 항상 한국에 살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나 봐. 미국에 있다가 한국 들어갈 때는 보통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가는 거야. 원래 2월 3일에 같이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어차피 사표도 냈고 임신했으니 몸조리하라고 내가 일찍 가게 한 거야. 만약에 임신을 안 했으면 갔겠지? 하지만 변수가 생겼잖아. 그래서 내가 2월 3일에 들어가면 원래 계획대로 차 타고 다 친척들 방문하려고 국제면허증도 발급받았고. 왜 그걸 이해를 못 하고 계속 예의가 없다고 하니 내가 무슨 말을 또 할까?

누나 : 우리는 진심으로 대하는데 니 와이프는 거리감 두고 가족으로 생각 안 하는 것 같애. 미국에서 오면 자기 가족하고만 있고, 우리랑은 왕래를 싹 끊고.

A 씨: 전에 아내 혼자한국 왔을 때도 집에 다 들렀어. 물이 컵에 반이 있을 때 물이 반이나 들어있다고 볼 수도 있고 물이 반밖에 없다고 볼 수도 있지. 뭘해도 내외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들 의미가 있겠어??

누나: 그때도 그래. 니 마누라가 한국 와서 자기 집에만 있다가 몇 주 만에 영등포 갔지? 니 마누라는 엄마가 오라고 오라고 해야지 볼 수 있는 그런 귀한 존재니? 내가 그때 인터넷 카페에 사람들 반응 캡처해서 보여준 거 기억나? 그리고 아이고 올케님, 드디어 영등포 오셨네요. 다들 박수 이래야 해?


A 씨는 남매는 감정싸움만 한 채 얼굴 붉혔다. 이어 그는 “저희 정말 힘들게 임신했는데, 서로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에게 섭섭하다”며 “아예 방문 하지 않는 게 아니라, 2월 3일 제가 한국에 귀국하면 차를 타고 부모님께 방문할려고 했음에도, 설에 오지 않는다며 저렇게 저희 부부를를 가족취급도 하지 않으신다”고 말하며 “어떻게 해야 현명한 결론이 나는지 여러분의 고견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누나의 근거 없는 갑질에 가타부타 이유 붙여 설명해줄 필요도 없어 보임”,”누님은 포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가족 사이 시기 질투는 어른들이 통제하셔야 하는데 글 쓴 님 부모님들도 누님 말 위주로 가시네요.” 등의 의견을 남기며 대부분 포기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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