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하려던 남자를 ‘고자’로 만든 것 같아요”

2017년 1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tvN ‘응답하라 1988′(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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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할 뻔한 위기의 순간, 기지(?)를 발휘한 한 20대 여성이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폭행 하려던 남자를 고자로 만든 것 같아요’라는 제목으로 과거 화제가 되었던 게시물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21살이었던 여성 A양은 저녁 11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도보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인 집에 걸어가고 있었다.

문제는 A양의 귀가길 중 일부 골목이 꽤 음침하다는 것이었다.

A양은 “집에 가려면 원룸들이 많은 골목길은 지나야 하는데 그 거리가 가로등도 몇 개가 정상이 아니고 꽤 음침하다. 그래도 평소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잘만 다니고 있던 거리였기 때문에 오늘도 알바가 끝나고 룰루랄라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어폰을 낀 채 음악을 듣던 A양은 ‘ㄱ’자로 꺾여진 골목 귀퉁이에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볼록거울을 보던 중 자신의 뒤에 한 아저씨가 고개를 숙이고 걸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섬뜩하긴 했지만 그저 ‘야근 끝나고 집에 가는 아저씨겠지’라고 생각한 A양.

그렇게 다시 이어폰을 끼고 가던 A양은 사거리를 지나 꺾고, 꺾고, 또 꺾어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근데 뭔가 이상했다. 그 복잡한 길을 그 아저씨가 자신과 똑같이 따라오고 있던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밝은 곳으로 뛰어가 도움을 요청하자는 생각은 아예 들지도 않았다. 그저 빨리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A양은 “여기만 지나면 우리집이어서 난 빨리 가려고 골목길로 들어섰다. 근데 그날따라 골목길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근데 갑자기 아저씨가 내 귀에 대고 ‘옆 건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렸다. 내 머리채를 아저씨가 잡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양이 굳은 채 가만히 서있자 아저씨는 A양의 머리를 잡고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로 들어가는 그 몇 초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A양은 “들어가는 그 몇 초 동안 온갖 탈출 가능한 방법들을 다 생각해봤다. 근데 갑자기 예전에 이런 일 당하면 그곳을 발로 차고 도망 가서 도움을 청하라는, 그 얘기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건물 청소도구함 쪽으로 A양을 몬 아저씨. 일단 계획은 했지만 무서워서 몸이 떨린 A양은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기회만을 노렸다.

그리고 아저씨가 자신에게 다가오던 그 순간 아저씨의 그곳을 무릎으로 찍어버렸다. 있는 힘껏.

갑작스러운 A양의 고백에 아저씨는 풀썩 주저앉아 아무 말도 못한 채 깊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때 갑자기 그냥 지나가기 아쉬웠던 A양은 보복심리랄까. 그곳을 정말 ‘막’ 찼다. 평생 쓸 욕이란 욕은 거기서 다 사용하며 이성의 끈을 놓았다.

A양은 “말 그대로 이성이 없었다. 그렇게 계속 차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딱 돌아왔다. 그제서야 남자는 여길 잘못 맞으면 쇼크사할 수도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아차 싶은 생각에 핸드폰 후레쉬를 켜고 아저씨를 봤다. 와…. 나 진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이 입에 거품물고 발작하는 거 봤다. 그냥 부들부들 떠는 게 아니라 일초에 한번씩 부들. 부들. 부들. 이러고 떨고 입에는 거품”라고 말했다.

이어 “순간 식겁해가지고 으아아아아 하면서 냅다 달려서 집으로 바로 들어왔다. 문 제대로 잠겼나 몇 번씩 확인하고 창문 다 닫고.. 난리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무섭기도,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는 A양.

끝으로 A양은 “아저씨가 죽으면 내가 잡혀가려나… 무섭다”라며 “아직도 손이 떨린다. 앞으로는 진짜 밤길 걸으면서 이어폰 안 듣고 누가 따라온다 싶으면 바로 편의점 같은데 들어갈 거다. 진짜 조심하세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 언니 박력 있어”,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끝까지 신고는 안 했다는 건가”, “그 남자가 쓴이 얼굴 봤으면 어떡해? 진짜 무서워”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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