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에 실패한 前아이돌 연습생이 말하는 하루 일과

2017년 1월 26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Mnet ‘프로듀스101′(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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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쏟아지는 아이돌그룹만 수십여 팀이지만 그들 중 대중에게 기억되는 것은 극히 일부다.

그러나 ‘데뷔’ 역시 만만치 않다. 연습생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데뷔에 실패한 前 아이돌 연습생이 말하는 하루 일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서바이벌 오디션의 원조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 출신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

그는 과거 자신의 연습생 생활에 대해 “처음엔 기뻤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니 그야말로 끔찍했다. 매일같이 울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난다. (그래도)고통스러운 트레이닝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 하나 때문이었다”라고 말문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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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슈퍼스타K 슈퍼위크 진출 이후 유명한 가수가 간판으로 있는 소속사에서 1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

* 오전 9시 – 연습실 출근, 사무실 청소. 거울을 닦고 가습기를 세척하고 화장실을 청소했다.

* 오전 10시 – PT : 헬스, 필라테스, 요가까지 쉴틈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안무연습실로 이동, 2시간 안무 연습. 다시 차를 타고 아카데미로 이동해 발성, 노래 연습. 이 모든 일정이 끝나면 저녁 7~8시.

그 사이의 모든 식사는 야채와 닭가슴살뿐. 말로만 듣던 연예인 식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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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씨가 가장에 기억에 남는 것은 ‘다리찢기’.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악명 높은 코스, A씨가 아는 언니 중에는 억지로 다리를 찢다가 허벅지 핏줄이 다 터져 응급실에 실려간 경우도 있다고.

한동안 피멍이 든 다리가 모아지지 않아 오리처럼 걸어다녔단든 A씨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알앤비 보컬인데 왜 다리를 찢어야 할까?’

연애, 음주, 흡연, 클럽 등의 금지 조항. 휴일에 외출을 하게 될 때면 사진을 찍어서 보고.

또한 ‘우린 가족 같은 한 식구야’라는 겉모습 아래 보이지 않았던 물밑 경쟁은 살벌했다. 먼저 데뷔하고 싶은 마음에 누구든 흠을 잡아 밉보이게 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퇴근 시간’이 따로 없어 자정까지 연습하던 연습생들. 매일 연습이 끝나면 두꺼운 연습일지를 써야 했다. 매주, 매월마다 평가가 진행됐으며 그 와중에도 몸무게는 48kg로 맞춰야 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방출’이었다. 차라리 못한다고 기합을 받았으면, 차라리 못한다고 체벌을 가했다면.

결국 A씨는 방출됐다.

이에 대해 “데뷔가 확실해진 보이그룹 멤버들을 남기고 나머지 연습생들은 모두 방출했다. 물론 나도 같이 나오게 됐다. 그 와중에도 ‘너희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러니 알아서 살길 찾아가길 바란다’식의 말을 들었지만 허무함보다는 시원한 마음이 컸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곧바로 다른 소속사로부터 걸그룹 A의 후속 그룹 데뷔조 연습생 제의를 받았지만 연습생 생활의 트라우마 때문에 선뜻 응할 수 없었고 A씨는 대학교 복학을 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데뷔한 아이돌들을 보면 그 팀이 인기가 있든 없든 너무 대견해보인다. 저 애들도 뒤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거다. 특히 연습생 생활을 6~7년 버텼다는 사람들 보면 굉장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나 같은 생활을 한 건 아니겠지만 그들도 나름의 크고 작은 고충들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옛날에 YG 연습생들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면 일과 알 수 있음ㅋㅋㅋㅋ 개피곤..”

“헐 감상문이라니 나 여기 어딘지 알 거 같음”

“그나저나 같이 연습하던 애들 데뷔하는 거 보면 속쓰리겠다”

“어린 나이에 진로 확실하게 정하고 거기에 올인해서 도전한다는 게 참 대단하다고 느껴짐. 진짜 몇 년씩 연습생 한 사람들은 많이 불안하기도 했을 텐데”

“그런데 이렇게 해서 뜨느냐 그건 또 아닌 듯 실력과는 상관없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따로 있는 듯함. 실례로 카라의 강지영 같은 경우 회사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데뷔해서 (운이 좋았지만) 처참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성장형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로 크게 뜬 경우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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