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메르스 격리시설, 3중 철통경비 속 적막감 감돌아

2015년 6월 3일   School Stroy 에디터

주변 해산물 식당은 평소처럼 붐벼…”확진자 없어 크게 신경 안써”
“격리 한국인들, 총영사관으로부터 필요물품 제공받아”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저녁 홍콩 까우룽(九龍)반도 가장 동쪽에 있는 사이쿵(西貢)구의 항구 주변은 평일임에도 지역 명소인 해산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다.

홍콩 언론이 ‘신(新)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라고 표현하는 메르스 감염 의심자들이 지역 내 맥리호스부인(麥理浩夫人) 휴양촌에 격리돼 있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항구 주변에서 카페를 하는 니콜라이 스미노프(29) 씨는 “평일이어서 주말보다는 손님이 적지만, 다른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며 “메르스 얘기를 하는 손님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산물 식당 앞에서 호객하는 종업원들도 홍콩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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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격리시설 있는 사이쿵, 차분한 분위기>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저녁 메르스 감염 의심자들이 격리된 맥리호스부인 휴양촌이 있는 사이쿵구의 항구 주변은 지역 명소인 해산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고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메르스 감염의심자 격리 장소인 맥리호스부인 휴양촌은 홍콩섬 사이완호(西灣河) 지역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사이쿵 항구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더 간 뒤 산속으로 20분을 걸어 들어가야 나타날 정도로 외진 곳에 있었다.

휴양촌 앞은 식당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사이쿵 항구와 달리 긴장감이 느껴졌다.

홍콩 정부 산하 비상상황 지원부서인 민중안전복무대(民衆安全服務隊·CAS) 대원과 경찰관, 휴양촌 보안요원들이 3중으로 철통 경비를 서고 있었다.

경비견 두 마리도 눈에 띄었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한 경찰관은 “휴양촌이 오는 10일께까지 통제된다”며 “격리된 이들은 절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격리자들이 휴양소 입구까지도 올 수 없어 그들을 만난 적이 없다”며 “24시간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서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CAS 대원은 메르스 사태로 한국인에 대한 반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감이 없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더운 천막에서 모기를 쫓으면서 경비를 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함께 있던 한 대원은 한국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휴양촌 내 격리된 한국인 5명은 홍콩 당국을 통해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으로부터 책 등 필요한 물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휴양촌은 홍콩 레저·문화사무서(康樂及文化事務署) 산하 휴양소로 3∼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갈로 여러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영장과 테니스장 등 각종 휴양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방갈로는 거실과 침실, 샤워시설을 갖춘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휴양촌을 뒤로 한 채 다시 깜깜한 도로를 20분 걸어나오자 몇분 전 지나쳐 갔던 버스가 ‘승객 한 명이라도 사각지대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듯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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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경비속 적막감 감도는 홍콩 메르스 격리시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저녁 메르스 감염 의심자들이 격리된 맥리호스부인 휴양촌은 경찰관과 민중안전복무대 대원, 휴양촌 보안요원들이 3중으로 철통 경비를 서고 있었다. 경비견 두마리도 눈에 띄었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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