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준비를 위해서 ‘피임약’이라도 먹었어야 한다고 화내는 남편

2017년 1월 31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네이트 판


Young beautiful woman is having stomach ache.


민족의 대명절, 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오죽하면 명절 이후 이혼이 증가한다는 말까지 있겠는가.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절준비를 위해서 피임약이라도 먹었어야 한다고 화내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년 10월 결혼 후 이번이 첫 명절인 새댁 A씨는 이번 설에 ‘생리’가 터져버렸다.

사실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낀 주말에 생리가 터지면서 “아 다음달에 설 전에 생리 시작하려나. 명절음식 할 때 생리통 있으면 안 되는데”라고 남편에게 말하자 “예전에 어디 놀러갈 땐 생리날짜 맞춘다고 피임약 먹은 적도 있잖아. 걱정되면 다음달에 약 먹어”라고 답했다.

A씨의 경우 생리통이 워낙 심해 웬만한 약으로도 진정이 잘 되지 않아 생리 내내 하루종일 고통으로 집안을 굴러다니곤 한다.

그리고 이번달. 하필 생리 시작이 늦어지면서 시댁 가는 목요일 밤, 차 안에서 생리가 시작됐다. 급한대로 챙겨간 타이레놀을 입에 털어 넣어도 생리통은 전혀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시댁에 도착한 A씨는 “금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전만 수십 장 부쳤고요. 재료손질부터 전부. 밤 9시까지 탕국 끓이고 나물 무치고. 그러는 동안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식은땀이 뻘뻘 나고 음식하는 중간 중간에 방에서 10분씩 누워 있다가 나오는 걸 몇 번 했어요”라고 그 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 A씨를 바라보며 어머님은 못마땅해하셨지만 A씨몸이 좋아 보이지 않았는지 딱히 싫은 소리를 따로 하지는 않으셨다. 남편의 경우 명절 내내 하루종일 TV 보면서 누워있다가 옆에 가끔 와 전을 주워먹고 갔다.

A씨는 “첫 명절이라고 시외가까지 인사 다니다가 일요일 아침에서야 친정에 겨우 왔는데 생리한지 3~4일 지나서 그런지 생리통은 거의 없어져서 친정에서는 평소처럼 지냈습니다. 근데 이게 남편 심기를 건드렸나봐요”라고 말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이 “야. 넌 친정 가니까 갑자기 안 아프더라? 너 우리집에선 음식하면서 얼굴 죽을상을 해가지고 울 엄마가 너 엄청 눈치 보던데 왜 친정갔을 땐 괜찮냐고”라고 화를 낸 것.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편은 “하필 설 직전에 생리가 터져서? 시댁 있을 땐 아파서 일도 못하고 드러누워서 시어머니 부려먹더니 친정 가니깐 안 아프다 이거지?”라며 “너 음식준비하다 말고 방에 들어가서 놀다 나오는 거 내가 다 봤어. 넌 첫 명절부터 그러고 싶냐. 니가 진짜 생각이 있는 며느리였으면 미리 미리 준비를 했어야지”라고 말했다.

남편이 말하는 준비란 ‘피임약’이었다. 남편은 “어디 놀러다닐 땐 좋다고 피임약 먹어서 생리날짜 미루는 거 했으면서, 왜 명절엔 피임약 안 먹냐고 묻는 거야. 너는 시댁이 놀러 가는 거보다도 못한 곳이야? 명절준비가 쉬워 보이냐?”라고 말한 것.

A씨는 억울했다. 놀러갈 땐 물에 들어갈 일이 있어서 미룬 거였고 이번엔 생리를 미루진 않아 힘들긴 했지만 음식 준비하는 건 모두 다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제가 생리통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놀기만 한 것도 아닌데, 조금씩 쉬긴 했어도 어머님이 시키는 거 다 했는데.. 그리고 그러는 동안 정작 신랑은 티비만 봤으면서 ㅜㅠ 억울하기도 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진짜 여행 간다고도 생리를 미루는데 명절이면 시부모님 뵙고 음식 준비하는 거라 더 중요한 거니까 진짜 생리를 미뤘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피임약을 쉽게 먹고 싶지도 않고 ㅠㅠ 너무 혼란스러워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과연 남편의 말처럼 명절을 위해 피임약을 먹는 게 맞는 걸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디서 저런 미친놈을 만나셨데요? 글 읽는데 암 걸리는 줄. 그렇게 자기엄마 일하는 거 안타까움 자기가 도와주지? 아…. 진짜 근본 없는 머저리네요”, “챙겨도 부족할 판에 아픈 와이프 걱정은 못해줄망정 피임약이라니”, “요즘 생리를 제대로 아는 남자들이 의외로 없어서, 혹시 생리가 소변 나오듯이 한번에 나오고, 생리통이 생기는 이유를 모르거나, 피임약 얘기 나와서 그러는데, 어떤 원리로 어떻게 미루는지 모르는 거 아니에요? 스트레스에 따라 생리통 여부와 주기 바뀌는 것도요 제 신랑은 연애 때 생리가 하루면 땡 하는 줄 알았고, 생리통은 그냥 배 아픈 정도로 알고 있더라고요. 연애하면서 교육시키니까 이젠 생리한다 그러면 쥐 죽은 듯 있던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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