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나…. 다시 사랑할 수 있겠지?

2017년 2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드라마 연애의 발견 캡처 (이하) (해당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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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모레면 내 나이 서른.

그런데 내 인생 30년 만에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외동딸로 남부럽지 않은 부모님의 지원과 사랑 가득 받아 온 나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딱 한 가지가 있었다.

‘오빠.’

왜 그렇게 오빠를 원했는지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그저 어린 마음에 오빠가 있는 주변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그렇게 처음 대학교 입학식. 웃는 모습이 예쁘던 5살 연상 오빠에게 첫눈에 반해버렸고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했던 스무 살 나는 그 오빠를 좋아해 버렸다.

처음에는 그저 ‘오빠’가 좋았고, 점점 나의 감정은 ‘오빠’ 이상으로 변해갔다. 오빠도 어느덧 친동생으로 대하던 나를 ‘여자’로 대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사랑의 결실을 맺어 지난 9년 누구보다 뜨겁게 연애를 이어왔다. 아니 연애를 했다.

나는 당연히 오빠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고 오빠가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 줄 알았다.

올 초부터 우리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오갔고,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에 나는 용기를 내어 오빠에게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

“오빠. 사랑해. 나랑 결혼하자.”

나는 오빠가 “고마워. 우리 평생 좋은 부부가 되자.”라는 대답을 할 줄 알았다. 아니 그게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빠는 “미안해. 그저 처음에는 어린애가 나 좋다고 해서 나도 잠깐 바람 쐬는 것처럼 만난 건데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어.”라고 말하며 “미안.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좋아졌어. 지금 너랑 결혼한다고 생각하니까.. 걔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용서 안 되겠지. 그래도 용서해줘.” 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저 멍하니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렇게 세상이 끝나가는 것 같았던 그 날.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리고 “오빠. 그 여자가 누구야?”라고 묻자 오빠는 “작년 초 입사한 신입 여직원이야. 네 존재도 알고 있어.”

망치로 맞은 것처럼 멍해진 나는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왔다. 이미 새로운 여자에게 모든 마음을 빼앗긴 나의 뜨거웠던 남자친구. 아니 이제는 전 남자친구. 결혼까지 생각했던 그를 보내줘야 했다.

오빠의 모습은 지난 9년 동안 나의 청춘을 다 받쳐 사랑했던 모습이 아니었고, 마치 지나간 시간과 추억은 나에게만 있는 것처럼 오빠에게는 단 1%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빠가 내 첫사랑이야!!!! 절대 보낼 수 없어. 못 헤어져. 어떡할 거야? 가지마!!!”라고 울며불며 악을 썼지만, 오빠는 너무도 담담하게 마지막 말을 뱉었다.

“너무 좋아… 그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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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쏟는 내 눈물에 아랑곳하지 않았던 오빠. 분명 9년 전과 아니 올 초까지만 해도 내가 만났던 사람의 모습이 아니다.

그렇게 나의 뜨거웠던 연애. 첫사랑은 끝났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진행 중일지 모른다. 울며불며 찾아도 가봤고, 전화도 해봤고 카톡에 문자까지. 악도 써보고 협박도 해봤지만 결국 오빠는 번호를 바꾼 채 잠적해버렸다. 어쩌면 그 여자와 함께 말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어떻게 살아가지?

이젠 눈물조차 안 나올 정도로 힘들고 가슴이 막혀있는 기분인데… 설마 처음 겪는 이별이라 이렇게 힘든 걸까? 정말…. 나에게도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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