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금푸갈취한 경찰관들에 ‘얼차려’ 징계, 이게 최선인가요?

2017년 2월 3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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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필리핀 경찰수장, ‘한인 금품갈취’ 경찰관들에 ‘얼차려'(종합)

필리핀 법무장관 “범죄자는 인간 아니다”…마약용의자 사살 옹호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경찰 수장이 ‘부패 경찰’ 낙인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1일 필리핀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를 방문해 현지 기자들 앞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강도질한 경찰관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앙헬레스에서는 작년 12월 말 한국인 골프 관광객 3명이 불법 도박 누명을 쓰고 현지 경찰관들에게 연행됐다. 이들 관광객은 앙헬레스 경찰서에 약 8시간 구금됐다가 30만 페소(약 700만 원)의 몸값을 주고 풀려날 수 있었다.

델라로사 청장은 문제의 경찰관 7명을 일일이 질타하고 약 10분간 팔굽혀펴기를 시켰다. 필리핀 신문들은 2일 이 장면을 보도했다. 현재 이들 경찰관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한 경찰관이 적법한 단속이었다고 항변했다가 델라로사 청장으로부터 “적법? 왜 돈은 요구하고 때렸느냐”고 면박을 당했다.

델라로사 청장은 “16만5천 명의 경찰관 가운데 3천 명이 ‘악당'”이라며 비리·부패 경찰관을 이슬람 무장반군이 활동하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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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작년 10월 한인 사업가가 필리핀 마약단속 경찰관들에게 납치·살해된 데 이어 한인 금품갈취 사건까지 드러나자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경찰 마약단속 조직의 해체와 재정비, 부패 경찰관 척결 등 ‘경찰 정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비탈리아노 아기레 법무장관이 “범죄자, 마약상 등은 인간이 아니다”며 경찰의 마약용의자 ‘즉결처형’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경찰 쇄신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기레 장관은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경찰이 마약용의자 수천 명을 사살한 것은 반인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보고서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델라로사 청장은 경찰관이 마약용의자 1명을 사살할 때마다 최고 35만 원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국제앰네스티의 주장을 부인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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