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들이 부모와의 대화를 피하는 진짜 이유

2017년 2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트위터 이오나 캡처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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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가 부모를 외면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글로 ‘아이와 부모’ 관계는 물론 ‘부부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 형성’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만들었다.

부모교육 특강을 위해 유치원에 방문한 A 씨.

교육을 담당한 강사는 짧은 동영상을 틀어주며 부모들에게 “이 집의 문제는 뭘까요?”라고 질문했다.

해당 영상에는 중학교 1학년쯤 된 아들에게 몇 번씩 카톡을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의 메시지를 읽고 무시하는 아들의 모습이 담겼다. 집에서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들의 시선은 오직 텔레비전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결국, 아버지는 속마음 인터뷰에서 분통을 터뜨리며 “내가 아들을 위해 얼마나 잘해줬는데!!!”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를 본 학부모들은 뭐라고 답했을까?

부모들은 입을 모아 “일방적으로 대화를 주도하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다정한 부자 관계가 되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조바심을 내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버지의 ‘성급함’에 초점을 맞췄다.

과연 강사가 이 동영상을 보여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강사는 학부모들에게 “그것도 맞지만, 인간관계에도 맥락이 필요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갑자기 부모를 모른 체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어릴 때부터 아빠와의 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 된 것이지요.”라고 ‘근본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갔다.

아이들이 부모와 놀고 싶어 할 때? 가장 대화를 하고 싶을 때?

사실 이 모습은 사춘기가 아니라 유아 때이다. 그때는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만큼 부모와의 대화가 간절한 상황. 이때는 ‘바쁘다’, ‘피곤하다.’, ‘커서 대화하자.’라는 이유로 아이를 모른 체하고 성인이 된 아이에게 대화하자고 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 사람 왜 친한 척이야?’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

아이와 가장 자연스럽게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유아동기’때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학생쯤 되면 이야기할 수 있겠지, 이제는 성인이니 대화가 되겠지 라는 마음. 어쩌면 이건 부모들의 가장 큰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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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닫혔던 마음의 문을 그저 소주 한잔하면서 털어버리라는 것은 인간관계의 기본 틀을 모두 무너뜨리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은 아이들이 ‘이기적’이라고 화를 내기 이전에 그동안 부모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저 사람 나한테 왜 친한 척이야?’라는 생각이 아닌 ‘그래. 나도 숨길 필요 없이 소주잔을 들고 한 번 이야기해 볼까? 성인으로 말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 그것은 한 끗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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