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사망 12주기, 그리고 다시 거론되는 ‘전인권’

2017년 2월 2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영화 ‘주홍글씨’, ‘안녕 UFO’ 및 연합뉴스/JTBC ‘히든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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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와는 사랑하는 관계였다. 짝사랑은 아니었다.”

2005년 2월 22일, 12년 전 오늘. 배우 이은주는 돈 때문에 힘겨웠다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 이은주와 함께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한 남자가 있다. 바로 가수 전인권이다.

과거 전인권은 이은주의 사망 후 고인을 두고 ‘사랑하는 사이’라고 표현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간 전인권은 이은주와 26살의 나이차를 초월해 우정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기에 이같은 고백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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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책 출간을 앞두고 갖은 인터뷰에서 “은주와 나는 프랑스 영화 ‘레옹’에서 나오는 주인공 레옹과 마틸다 같은 사이였다”고 주장한 전인권.

이같은 고백에 대해 전인권은 “다 지난 일이라 이야기하는 것이며, (이은주를) 사랑했지만 마약 전과도 있고 나이가 많아서 이성을 지키며 교제해 왔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또한 “그렇게 예쁘고 단아한 친구가 나를 좋아해주는 게 나는 자랑스러웠다. 그것을 내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 그.

그는 “영화배우라든지 예쁜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음악이 잘 만들어진다. 나는 앞으로도 영화배우를 사귀고 싶은데 (그 일 때문에) 앞으로는 영화배우를 사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은주에 관해 “이미 진실을 말했다”라며 “짝사랑은 아니다. 증인이 필요한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특별한 것이 있었다. 내 짝사랑이었다면 이은주가 공연마다 와서 선물을 주곤 했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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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은 “5년 전 이은주를 처음 알게 됐고, 4년 전부터는 문자 메시지를 교환했다”며 “하루에 10통 이상씩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은주도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사랑 고백을 했다”면서 “사망하기 4개월 전에는 굉장히 불안해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 ‘주홍글씨’를 찍은 후 노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고, 나를 보고 많이 울었다”면서 “(이은주와 관련된 내용은) 최근 인터뷰를 하면서 나온 말이지 이전에는 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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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공개한 이은주의 문자 메시지

이를 두고 당시 네티즌 사이에서는 ‘故이은주의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발언’이라는 견해와 ‘진실된 사랑을 고백한 것일 뿐’ 이라는 의견이 맞서면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은주의 유족 역시 “고인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며 펄쩍 뛰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전인권이 사랑이라 말하는 관계는 일방적인 감정이었다. 스토커 수준의 집착이 오히려 그녀를 괴롭혔다는 의견이다.

살아있는 한 남자는 죽은 여자를 사랑했다 했고, 죽은 여자는 말이 없다. 진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한편, 이은주는 2005년 2월 2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모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은주의 오빠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다음은 故이은주가 남긴 유서 전문이다.

yonhapnews

엄마 사랑해. 내가 꼭 지켜줄꺼야. 일이 너무나 하고 싶었어.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게 되버렸는데 인정하지 못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 힘듦을 알겠어…

엄마 생각하면 살아야 하지만 살아도 사는게 아니야. 내가 꼭 지켜줄꺼야. 늘 옆에서 꼭 지켜줄꺼야.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았어. 혼자 버티고 이겨보려 했는데… 안돼… 감정도 없고… 내가 아니니까. 일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맨날 기도했는데 무모한 바램이었지. 일년 전이면 원래 나처럼 살 수 있는데 말야.

아빠 얼굴을 그저께 봐서 다행이야. 돈이 다가 아니지만 돈 때문에 참 힘든 세상이야. 나도 돈이 싫어. 하나뿐인 오빠. 나보다 훨씬 잘났는데 사랑을 못받아서 미안해. 나 때문에 오빠 서운한 적 많았을꺼야. 가고 싶은곳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았는데. 먹고 싶은것도 많았는데.

가족끼리 한 집에서 살면서. 10년뒤 쯤이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다 해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가장 많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엄마,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꼭 지켜줄게 꼭 지켜줄게-.

마지막 통화, 언니…고마웠고 미안했고 힘들었어. 마지막 통화 언니-꼭 오늘이어야만 한다고 했던 사람. 고마웠어-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날 사랑해줬던 사람들-만나고 싶고 함께 웃고 싶었는데…일부러 피한 게 아니야. 소중한 걸 알지만 이젠 허락지 않아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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