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아줌마답게 살라는 남편,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죠?

2017년 2월 2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Little Girl Getting Her Hair Done


“도대체 아줌마다운 게 뭔데?”

내 나이 29살. 그러나 친구들보다 결혼을 빨리해서 벌써 결혼 3년 차이다. 아직 내 주변에는 결혼을 안 한 친구가 더 많아 친구들은 “결혼하면 어때?”, “남자친구는 여전히 잘 해줘?”라는 질문을 하는데 그런 친구들을 모두 다 말리고 싶다.

남편이라는 원수 같은 이 남자는 나랑 10살 차이. 연애할 때는 나를 잘 챙겨주고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다.

남편은 매일 같이 나에게 하는 말이 “아줌마면 아줌마답게 행동 좀 해.”라는 것.

기분전환으로 네일아트를 받고 오면 남편은 “그런 거 받을 시간 있으면 집안일이나 더 신경 써.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걸 하는 거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래. 남자들 눈에서는 이게 ‘사치’일 수 있다고 생각하자고 넘어갔지만 글쎄 남편은 나에게 “여자들은 머리 어차피 기를 거면서 미용실가서 왜 잘라? 그냥 네가 집에서 잘라. 아니면 다른 아줌마들처럼 짧게 잘라버리면 좋잖아.”라고 말하며 미용실 다니는 것조차 잔소리라니.

정작 남편은 한 달에 한 번씩 꼭 본인이 다니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 손질을 받으면서 한다는 말은 “남자들이 머리 관리하기 더 힘들어.”

그런데 얼마 전. 결국, 참다못해 남편과 크게 싸우는 일이 발생했다.

중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어 자주 가는 와인바에 모여 오랜만에 수다 떨고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어디야?”

“응. 오늘 모임 있다고 했잖아. 지금 와인바야.”

그러자 남편이 나에게 한다는 말은 정말 충격 그 이상이었다.

“아줌마면 아줌마답게 삼겹살집이나 가야지 아가씨 코스프레 한다고 거기 앉아있냐.”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동안 참던 화가 터져버리고야 말았다. ‘내가 남편 카드로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 모든 것도 다 내가 당당하게 일하고 월급 받아서 다니는 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라는 마음이었던 것.

그러나 남편은 “자격지심 있어? 뭐 한마디만 하면 죽자고 덤벼드네.”라고 소리치며 대화 자체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남편은 항상 나에게 “네가 나이가 어려서 그래. 몇 년만 지나봐라. 네가 나중에 얼마나 후회할지 보인다.”, “아줌마면 아줌마답게 행동해.”, “그것밖에 못 해?”, “아가씨 코스프레 좀 하지 마.” 등 항상 나의 자존심을 밟는 말만 골라서 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편과 사이가 멀어지고 스킨십하려고 다가오는 남편이 징그럽게만 보인다. 남편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킨십 피하면 그것도 이혼사유야. 아줌마가 이혼하고 싶어?”라고 고함을 지르는 상황.

남편의 잔소리에 이어 조언이라는 핑계로 나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는 남편. 이제는 정신병자취급까지 하는데, 나 정말 어떡하지?

결혼 생활이… 다 이런 거야? 정말 내가 아직 어린 나이라 모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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