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시켰다가 일어난 등골이 오싹한 일

2017년 2월 2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짜장면


“문 좀 열어주세요”

22일 네이트 판에는 ‘배달음식을 시킨 후 일어난 등골이 오싹한 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많은 범죄의 타겟은 ‘여리여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글쓴이 A씨는 자신을 20대 중후반의 퉁퉁한 여자라고 소개했다.

사건은 전날 저녁 9시쯤 배가 고팠던 A씨가 중국집 음식을 배달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배달 앱을 통해 평이 좋은 곳을 전화했지만 전화했던 세 곳 모두 영업이 종료되었다는 말에 찾다 찾다 ‘황*** 쟁반짜장’이라는 곳에 음식을 시키게 된 A씨.

음식은 50분, 거의 한 시간이 되어서야 왔다. 배달이 왔다며 초인종을 눌러 문을 열어준 A씨는 집에 들어와 음식을 꺼내지않고 신발 벗는 바닥에 놓여진 신발들과 집안, 그리고 자신을 번갈아보는 듯한 배달원의 이상한 눈빛을 느꼈다. 조금 찝찝했지만 서둘러 돈을 준 뒤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A씨는 “에이 설마하고 음식을 쇼파 앞 탁자에 올려두고 랩핑을 막 벗겼는데 그 배달하는 아저씨가 초인종을 다시 눌렀어요”라며 “주문하기 전 음식 가격은 얼마인지 묻고 정확하게 현금 준비를 해둬서 문제가 없고.. 아까 그 시선들을 잊을 수가 없어서 문을 그냥 열어주긴 무서운 상황으로 인터폰으로 ‘무슨일이세요?’라고 물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떠한 대답 대신 배달원은 계속 초인종만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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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트 판

A씨 역시 계속해서 무슨 일이시냐 반복하자 “안 들리니 문 열고 얘기하자”라고 하는 배달원.

그래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대뜸 쿠폰을 주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배달원에게 A씨는 “쿠폰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달원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쿠폰 핑계로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이때 맞은편 집인지 옆집인지에서 사람 나오는 인기척이 들리자 배달원은 갑작스럽게 “이거 미친 여자 아니야. 배달하는 사람인데 그릇 찾으러 왔는데 문을 안 열어주네요. 신경 쓰지 말아요”라고 거짓말을 늘어놨다.

처음부터 이상했지만 싸한 느낌에 덜덜 떨며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배달원을 붙잡아두기 위해 실랑이를 계속 이어갔다.

그 사이에 중국집에도 전화해봤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10분 정도가 흘렀을까. 경찰이 왔고 경찰이니 문 열어달라는 말에 드디어 문을 연 A씨.

배달원은 “하도 그릇을 내놓지 않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그거 얘기해주려고 문 열라고 한 거다”라고 또 다시 말을 바꿨다.

경찰은 A씨가 주문한 중국집 이름과 번호를 문의했고 A씨는 어플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때 배달원이 가지고 온 철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철가방엔 자신이 시킨 중국집이 아닌 ‘태*’이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에게 “제가 시킨 중국집 이름이랑 배달원 철가방 적힌 이름이 달라요”라고 하니 배달원은 “원래 자주 이름을 바꾼다”라고 둘러댔다.

A씨는 “분명 말도 어눌해서 조선족 아니면 중국인 같 같은데. 제가 사는 동네가 거의 중국인을 위한 동네에요. 경찰이 인적사항을 적는데 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거짓 정보를 줬음 어쩌려고”라고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경찰이 신원 적고 그릇 잘 내놓으시란 말에 앗차 싶어 그릇 지금 드리겠다 말하니 배달원이 안 먹으면 환불 해줄 테니 달라길래 얼른 주고 환불 받았어요. 랩핑은 뜯었다 미리 말했지만 본인이 상관 없다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모든 상황이 다 끝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철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 소리 같은 것이 들려 인터폰을 통해 밖을 확인해보니 아직 배달원이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려갑니다’라는 안내 멘트까지 들렸는데도 배달원은 타지 않았다. 또 신고해야 하나 하고 핸드폰 잡고 조마조마하던 중 배달원은 드디어 A씨 집 앞을 떠났다.

A씨는 “이번 계기로 뭔가를 시켜 먹는 거 혼자 있을 땐 삼가해야겠다는 교훈이 들었네요. 특히 혼자 사시는 여성분들 조심합시다”라면서 “혹시나 옷차림을 의심하는 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적습니다. 후줄근하고 낭낭한 추리닝 바지에 목까지 오는 평범한 반팔티 입고 모자 쓰고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끼치네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무섭다… 그래도 글쓴이가 똑 부러지게 잘한 듯 주소를 그놈이 알고 있으니 앞으로 더 조심해요”, “쓰니님 지역이 어딘지 대충 알아보기 쉽게 적어주세요 진짜 별의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앞으로 집에 남자 신발 남자구두 운동화 지저분하게 현관에 두시고 혹시 모르니까 항상 배달 받을 때마다 아빠!하고 부르면서 뭐 오빠나 삼촌 김치도 꺼내주세요 라고 크게 말씀하세요 그래서 전 거의 배달 어플 시킬 때 아예 바로 결제하고 메모에 아빠가 맵게 해달라시네요 또는 제 음식취향을 아빠가 어쩌구 삼촌이 어쩌구 쓰거나 배달벨 누르면 티비 크게 틀어놓고 오빠 티비 좀 줄여 벨소리도 잘 안 들리네 아니면 삼촌 티비좀 줄여 이렇게 해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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