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성폭행 당한 사실을 예비신랑에게 꼭 말해야 하나요?

2017년 2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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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결혼하면… 혹시 사기결혼이 되나요?”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에 성폭행 당했었던 사실을 남친(예랑)에게 알려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20대 중반 여성 A씨는 대학생 3학년 때부터 햇수로는 4년, 만 3년간 만나온 남자친구에게 지난주 금요일에 프로포즈를 받았다.

A씨는 “제 남자친구는 제 인생에서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에요. 제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에요. 비록 요즘 결혼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결혼하는 나이가 빠른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혼하고 싶을 만큼 너무나도 좋은 남자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에게는 그런 남자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하나 있다.

21살, 당시 만나던 (구)남친의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다. 당시 이를 알게 된 (구)남친은 A씨를 더럽다고 말하며 헤어짐을 요구했다.

당시 A씨는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고 스스로도 부끄러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부모님께도 말씀 드리지 못했다.

그 사건 이후로 1년간 남자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는 A씨. 지금의 남자친구는 당시 남자친구가 A씨가 있던 스노우보드 동호회에 새로 들어오게 되면서 알게 됐다.

A씨는 “남친의 끈질긴 구애에 성폭행 당한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만났어요. 그냥 잠깐 만나다 말아야지 했던 시작인데 어느새 4년이 되었고 이젠 옆에 없어선 안될 사람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아는 단 두 명의 친구 중 한 명이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보인 반응이 A씨를 주저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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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남친이 성폭행 당했던 거 알면서도 결혼하자고 하는 거야? 그거 숨기고 결혼하면 사기결혼이지”

“내 마누라 될 여자가 성폭행 당했었다고 하면 나라도 결혼하기 싫겠다”

“지금 남친은 너가 처음이라며? 배신감 들지 않겠냐?”

“너도 어느 정도 느꼈었으니까 성폭행 신고했으면 빠꾸먹을거 뻔해서 안 한 거 아냐? 그게 사실 막말로 원나잇이지 무슨 성폭행이냐?”

결국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엉엉 울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친구의 말을 화가 나지만 혹여나 남자친구가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자신에게 들 배신감 등이 찜찜하게 남았다.

또 다른 친구에게 이를 얘기하자 친구는 “그걸 굳이 밝혀야 하는 이유는 뭐냐. 너의 아픈 과거를 끄집어내면서 얘기를 다시 하기도 그럴 텐데… 너무 염려 말고 아직 터지지도 않은 일 때문에 나랑 걔만 입 다물고 있으면 너 남친이 알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한 친구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합리화 시키는 것 같고 또 다른 친구는 너무 현실을 오버해서 보는 것 같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조언 부탁 드립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일단 막말한 친구는 참된 친구가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말씀하실 필욘 없다고 봐요”, “하지만 비밀이 있는 결혼은 찝찝할 것 같습니다”, “저도 경험자인데 그때 일로 지금도 혼자 못 자고 악몽을 가끔 꿉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신랑한테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그래서 그런 트라우마 있다고 저는 얘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제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으니까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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