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들른 적 없다’ 한마디가 의심환자 77명 만들었다"

2015년 6월 8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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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병원에서도 메르스 환자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건국대병원 “삼성병원 방문 사실 얘기했다면 초동대처 가능”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의심환자’ 단계에서 의료진의 문진에 사실대로 답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방역당국 및 의료계에 따르면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76번 환자(75·여)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뒤 강동경희대병원(6월5~6일)을 거쳐 지난 6일 오전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 환자는 6일 건국대병원을 찾을 당시까지 메르스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의료진은 메르스 관련 문진을 먼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진에는 ‘건국대병원에 오기 전 삼성서울병원에 들른 적이 있냐’는 질문이 포함돼 있었지만, 환자는 이에 대해 ‘들르지 않았다’고 답했다는 게 병원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 환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오후 4시 30분께 일반 병실에 입원했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발열증상이 나타나자 메르스를 의심한 의료진의 요청으로 자체 검사에 들어가 1차 양성 판정결과를 얻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측 주장대로라면 이 환자가 자신의 병원 이력을 의료진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셈이 된다.

1차 양성 판정이 나오자 병원 측은 곧바로 응급실을 폐쇄하고 일요일일까지 방역작업을 벌였다. 또 환자와 접촉한 의사와 간호사, 직원 등 49명은 50병상 규모의 별도 외래병동에 격리하고, 환자가 입원했던 병동의 환자 28명은 모두 병동 11층 1인용 격리병실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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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하는 병원 관계자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보건복지부가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발생이 곧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이 병원 음압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병원 측은 응급실 병역작업이 마무리된 7일 오후 3시부터 ‘초응급’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를 시작했으나 8일 오전 10시 현재 응급실은 물론 외래에도 환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의료진과의 문진 때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다고 사실대로만 얘기했어도, 메르스에 대한 초동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메르스의 주요 증상인 발열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자신의 병원 이력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다면 의료진이나 환자들 모두 무방비 상태로 메르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을 찾는 환자 스스로 의심스러웠던 상황을 의료진에게 모두 말해줘야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막고, 병원이나 의료진도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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